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술을 마신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대학생 A씨(22)를 경찰이 수색 중인 가운데, 학생의 아버지가 직접 개인 SNS에 글을 올리며 적극적인 제보를 호소하고 있다.
3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A씨 아버지는 지난 25일부터 평소 운영하던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애끊는 심정을 드러냈다.
수색 첫날 A씨 아버지는 "우리부부에겐 아들이 하나 있다. 99년생이다. 정말 정성을 다했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있어서 좋았다"며 담담히 글을 써내려갔다. 아들이 사라진 경위를 소개한 그는 "오전만해도 어디선가 술 깨서 올줄 알았는데 밤까지 아무 소식이 없다"며 "아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사진을 몇장 올린다"고 했다.
이어진 글에서 A씨 아버지는 수색 이틀째를 돌아봤다. 그는 "어린 아들이 안 들어오자 어제는 마음이 다급해졌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며 "CCTV가 한강에 없는 것을 처음 알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친구는 술에 취했기 때문에 당시 기억을 못살리고 마지막 기록이 있는 4시반까지 아들이 뭘했는지 언제 사라졌는지 알지 못한다"고 답답해했다. 끝으로는 "지금까지 못 올린 아들 사진을 방출해보고 싶네요"라며 환하게 웃는 아들을 소환했다.
A씨 아버지는 지난 28일 새벽에도 애타는 심정을 담아 글을 이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인데, 볼 수 있을지 오늘도 3일째가 지나간다. 무슨일이 있었고 지금은 어디있을까?"라고 했다.
이어서는 "희망에 찬 22살 아들이 꼭 이렇게 돼야하는 건지, 결과가 나올 때까진 버텨보겠지만 저도 계속 살아야 할 인생인지 모르겠다. 아직 희망이 있을까?"라며 "혹 한강에 놀러오신 분, 특히 그 시간에 보셨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블로그는 보는 분이 극히 적지만 부탁드립니다"고 적었다.
A씨 아버지는 한강 공원 일대에 현수막을 붙이겠다고도 했다.
A씨 아버지에 따르면 하나뿐인 아들은 토요일인 지난 24일 오후 11시께 친구를 만난다며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아들은 실제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지만, 다음 날 종적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A씨는 25일 오전 1시30분께까지 어머니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술을 많이 먹지말란 당부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20여분 뒤에는 술에 취해 춤추는 영상 등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기록으로 남은 A씨의 흔적은 거기까지였다.
함께 있던 친구는 오전 3시30분께 자신의 부모님과 통화에서 A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는 통화후 다시 잠이들었다가 1시간 뒤 일어나 노트북과 핸드폰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오전 4시30분께 반포나들목 폐쇄회로(CC)TV에는 친구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A씨 부모님은 오전 5씨30분께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아나섰다. 아들의 전화는 친구가 가지고 있었고, 없어진 친구 전화는 연결이 되지 않다 전원이 끊어졌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를 찾기 위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한강경찰대와 함께 헬기와 드론 등도 동원해 수상 수색도 벌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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