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이 한강에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같은 조사·분석 결과를 논문 ‘하천(천연수)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검출에 대한 하수 기여도’에 담아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실었다.
앞서 연구팀은 2018년 4월21∼27일 하수 처리장이 있는 서울 강북 중랑천과 강남 탄천의 하천수를 떠와 1주일간 성분 변화를 비교·분석해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씨알리스’, ‘레피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과 ‘타다라필‘, ‘바데나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하수 처리장 시설이 이런 성분을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저한 조사와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며 식수원인 한강에 어떤 피해를 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천에서 항생제 등 의약물질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스1은 전했다.
김 교수는 비아그라 특허가 풀려서 가격이 싼 복제약이 대거 제조·유통됨에 따라 유흥시설이 많은 강남의 하천에서 관련 성분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실제로 그 결과 탄천에서 확인된 성분의 평균 농도(88ng/ℓ)는 중랑천(62ng/ℓ)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그램(ng)은 100억분의 1g을 이른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 지역 모두 주말에 측정한 농도가 주중보다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금요일 밤에 가장 높았다.
김 교수는 뉴스1에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유흥문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식품의약품안전처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유흥시설의 퇴폐 영업을 철저히 단속하고 발기부전 치료제의 불법 유통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만들어진 하수 처리장에서는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한 성분이 나오고 있고, 이를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설 개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 없던 성분이 배출된다는 건 그 성분이 어떤 식으로 환경 교란 등 피해를 일으킬지 알 수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하면서 철저히 조사를 주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AFP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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