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최근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결과가 나오자 “갈수록 제 생각에 공감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1위를 했다고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에서 젊은 사람들이 중심에 섰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더 큰 선거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 (주)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20.4%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나 전 의원은 15.5%, 주호영 전 원내대표 12.2%, 김웅 의원 8.4%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 응답자 25.2%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힘을 실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전화조사 무선 100%(휴대전화 RDD 100%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전 최고위원과 최근 페이스북, TV토론 등을 통해 ‘페미니즘 논쟁’을 벌여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전 최고위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1위 여론조사에 대해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라, 바보”라며 조롱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는 17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이준석은 구름에 둥둥 떠다니네. 그래 즐길 수 있을 때 맘껏 즐겨라”라며 “개더 로지즈 화일 유 캔(gather roses while you can), 바보”라고 적었다.
영국 시의 한 구절인 ‘개더 로지즈 파일 유 캔’은 ‘가능할 때 장미를 모으라’는 뜻으로, ‘현재를 즐기라’는 의미다. 이 전 최고위원이 언제든 적합도 1위에서 떨어질 수 있으니 현 상황을 즐기라는 의미에서 비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일 채널A ‘MZ세대, 정치를 말한다’ 토론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강남역 살인사건’과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단순 형사사건이 젠더 프레임에 묻힌다”고 지적하자, 진 전 교수는 “사소한 것을 들고 일반적인 정책을 페미니즘이 지나쳤다고 일반화된 결론을 내는 것에 이대남(20대 남성)들은 환호할지 모르지만 선동적 어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계속 그러는 것은 당내 자신의 입지 때문이다. 개인 이데올로기 때문에 사회적 이슈를 왜곡해 해석하고 왜곡된 해법을 내서 젊은 세대를 선동하는 것은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