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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떠나는 구석기·공룡 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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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22 09:00:00 수정 : 2021-05-21 13: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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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타고 원시인 만나는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별모양 대형초식공룡발자국 세계 최초 발견된 해남 우항리 공룡화석지/공룡모형 100여개 전시된 고성 당항포관광지

전곡리 선사유적지 인류 진화 조형물

루시(Lucy). 키 약 107cm, 몸무게 28kg으로 가장 유명한 화석인류다. 넓고 짧은 엉덩이뼈와 안쪽으로 오므려진 넓적다리뼈는 루시가 오늘날 우리와 마찬가지로 똑바로 일어서서 두 발로 걸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호두 까는 사람’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 ‘루시 남자친구’ 루시앙,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와 한반도에 산 것으로 여겨져 현대 한국인의 직접 조상일 수도 있는 만달인까지.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인류의 조상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전국리 선사유적지 입구 원시인 조형물
전곡리 선사유적지 가는 길

#가족과 함께 떠나는 구석기 여행

 

경기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 방문자센터 입구에 도착하자 친근한 원시인 모형이 여행자들을 반긴다. 방문자센터에는 매머드를 사냥하고 돌을 깨 도구를 만드는 원시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곡리 유적 가는 길로 들어서자 생각쉼터 앞에 귀여운 남녀 원시인 캐릭터가 활짝 웃으며 하트 포토존을 만들었다. “엄마 빨리 와서 이것 좀 보세요.” 4살쯤 돼 보이는 꼬마 아가씨는 창을 든 원시인 모형이 신기한 듯 한참을 쳐다본다. 움막을 짓고 돌과 나무를 이용해 불을 피우는 원시인들, 돌을 던져 매머드를 사냥하는 풍경 등 생생한 조형물 덕분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선사시대로 들어선 것 같다.

원시인 조형물
매머드 사냥 조형물

푸른 하늘 아래 드넓은 잔디밭에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도 신나게 뛰어논다. 한 아이는 원시인들이 살던 대형 움막이 신기하면서도 무서운 듯 주저주저하다 용기를 내 안으로 들어가 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땅한 가족 나들이 갈 곳을 찾기 어려운 요즘,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바람과 봄볕을 즐기며 안전하게 아이들 손잡고 휴일을 보내기 좋아 보인다.

 

약 26만년 전에 분출된 용암은 한탄강을 따라 흘러 내려가면서 연천지역을 거대한 용암지대로 만들었고, 이때 구석기시대 살던 인류의 흔적도 모두 용암지대와 퇴적층 아래 묻혀 버렸다. 새로운 문명으로 덮였던 전곡리에서 1979년 동북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석기의 양면을 가공해 다듬어 찍고 자르는 기능을 모두 갖춘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아시아 인류의 진화사는 새로 쓰였다.

방문자 센터 원시인 생활 모습
토층전시관

미국 고고학자 H 모비우스 교수는 ‘구석기 이원론’을 통해 인도를 경계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사용한 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과 단순한 형태인 찍개를 사용한 동아시아지역으로 구석기 문화가 나뉜다고 주장했다. 이런 ‘아시아 찍개문화권설’은 유럽의 주먹도끼문화보다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절하됐고 서양 인종의 우월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이용됐다. 하지만 전곡리에서 정교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아시아인류 진화가 서구보다 절대 뒤처지지 않는 발달한 석기문명이 존재했음이 최초로 입증됐다. 약 15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가 처음 선보인 아슐리안 문화는 아주 오랫동안 석기제작 문명이 지속됐는데 그 흔적이 유럽, 아프리카, 동아시아에서 모두 발견됐다. 연천 한탄강변의 용암대지 위에 퇴적된 두터운 점토층에서 20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구석기 유물 약 8500여점이 나와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 연구의 귀중한 보물이 됐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전곡리 선사유적지 잔디광장 움막

전곡리 유적과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약 300만년 전에서 1만년 전까지 최초의 인류가 돌을 깨뜨려 도구를 만들고 식물의 뿌리와 열매를 먹거나 사냥을 하면서 살던 구석기시대의 생활상을 아이들과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다. 원시 생명체 아메바와 우주선을 모티브로 만들어 독특한 외관이 돋보이는 박물관 상설전시관으로 들어서면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계적인 복원 예술가 엘리자베스 데인스의 손을 거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호모사피엔스 등이 살아 움직이는 듯, 피부와 머리카락 한올까지 생생하게 재현됐다. 전곡리 선사유적의 지층과 발굴 과정을 보여주는 조형물과 선사시대의 문화를 엿보는 벽화동굴까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콘텐츠가 가득하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구석기시대의 의식주 생활을 살펴보는 ‘오! 구석기’ 기획전시가 9월 26일까지 열리고 있다.

해남 우항리 공룡박물관
대형초식공룡관 발자국 화석

#공룡 보러 해남 갈까 고성 갈까

 

공룡만큼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콘텐츠가 또 있을까. ‘공룡의 성지’ 전남 해남과 경남 고성에서는 아이들이 그 어려운 이름을 줄줄 외우는 공룡들의 흔적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전남 해남의 우항리 공룡화석지는 별모양 대형초식공룡발자국이 세계 최초로 발견된 곳이다. 수량 443점에 달하는 익룡 발자국의 크기(35㎝)와 보행렬(7.3m)은 세계 최대 규모다. 또 공룡·익룡·물갈퀴 달린 새발자국 화석이 동일지층에서 처음 발견됐고 물갈퀴 달린 새발자국은 1000여점이 발굴됐다. 미국의 신생대 전기 에오세 지층에서 발견된 물갈퀴 달린 새발자국 화석보다 3000만년 앞서는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이다. 대형초식공룡관인 3보호각에서는 퇴적암 위에 생생하게 찍힌 별 모양 발자국 105개와 용각류 발자국 27개를 관찰할 수 있고 익룡·조류관인 2보호각에는 거대한 퇴적암 위에 실제 크기의 익룡 모형을 재현해 놓아 눈길을 끈다.

고성 공룡동산.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 당항포관광지 공룡의문으로 들어서면 공룡동산, 공룡나라식물원, 한반도공룡발자국화석관, 공룡캐릭터관, 홀로그램영상관, 공룡엑스포주제관이 차례로 등장한다. 고성군 14개 읍·면 가운데 10개 면에 공룡 발자국 화석 골고루 퍼져 있으며 미국 콜로라도,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과 함께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명성이 높다. 공룡동산에는 초대형 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 초식공룡 파라사우롤로푸스를 협공하는 눈 위에 뿔이 달린 카르노타우루스 등 공룡 모형 100여개가 전시돼 있다. 공룡나라식물원에서는 중생대에 번성한 고사리류와 2억년 된 화석으로 발견됐던 ‘공룡 소나무’ 울레미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연천·해남=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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