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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산층 40대, ‘영끌’해도 서울 아파트 못 산다

입력 : 2021-05-23 18:09:12 수정 : 2021-05-23 23: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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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무주택 348가구 자산 분석
文정부 들어 서울아파트 실거래가 70% 올라
7월 이후 DSR 강화로 대출 더 줄어
고소득자도 LTV 막혀 집 구입 요원
23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목동에 전세를 살고 있는 40대 김진화씨(가명)는 맞벌이로 연 1억3000만원을 번다. 그는 자신을 고소득 직장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앞으로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2017년쯤 이 동네 아파트 가격이 7억5000만원쯤 했는데,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것이라 장담하고, 그때도 싸다는 생각은 없었으니까 집값이 내려가리라 믿고 전세를 선택했죠.” 그때 결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이불을 헤집는다. “2019년에 전세를 갱신하며 또 한 번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이 동네 아파트가 9억원쯤 했거든요. 이제 정말 고점이겠거니 했는데…”

현재 양천구의 아파트 평균가는 11억6500만원이다. 좀 더 싼 곳으로 집을 옮기면 되지 않을까.

“요즘 서울 어디든 싼 데가 있긴 한가요? 수도권조차도 비싸요. 직장과 아이 학교도 고려해야 하고, 맞벌이다 보니 부모님께 돌봄도 부탁해야 하잖아요. 전셋값만이라도 더 안 오르기를 바랄 뿐이죠.” A씨는 정부 정책을 믿었던 자신이 순진했다고 자책했다.

40대. 현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자 경제의 허리로, 부양가족을 돌보고 은퇴 준비도 해야 하는 세대다. 남녀 구분 없이 이들 40대가 가장인 서울의 가구는 정부통계 기준 76만4637가구로, 이 중 내 집이 있는 가구는 53%인 40만4571가구다. 바꿔 말하면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에도 47%는 여전히 내 집 마련을 못했다는 얘기다.

23일 세계일보가 금융권의 대도시 무주택 40대 소득자 348가구의 자산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정부의 부동산·금융 규제 정책에 따른 가구소득 5분위(소득 상위 20%) 대출 가능 금액을 계산해본 결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 오는 7월 이후 고소득층을 포함한 40대 대도시 무주택 가구 중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만으로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가구(분위 평균 기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정책 변화가 없는 한 40대 무주택 가구는 강남과 같은 고액 아파트 밀집지역 구는 물론, 상대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가 낮은 도봉구와 금천구의 아파트 매입도 쉽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달까지 18.98% 올랐지만, 지난달 서울에서 실거래 신고된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같은 달에 비해 70%가량 상승했다.

고소득자는 이번 DSR 규제 강화와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막혀 집을 사기가 어려웠고, 4분위 이하 가구는 DSR 규제에 더욱 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낮을 수록 DSR 규제의 영향을 많아 받았다.

오는 7월 이후 5분위는 서울 아파트 구입 시 DSR에 따른 주담대 영향이 없었고, 4분위는 서울 25개 구 중 강남 3구의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에만 대출금액이 DSR의 영향을 받아 감소했다. 3분위는 13개 구의 아파트 구입 시 DSR 규제로 대출금이 감소했고, 2분위는 21개 구에서, 1분위는 모든 구에서 DSR 영향으로 대출금이 줄었다. 정부의 DSR 규제는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중·저소득층의 아파트 구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엄형준·나기천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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