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교수 “AZ 1차 접종자가 2차로 화이자 맞으면 10배 많은 항체가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도” 환영
김우주 교수 “미국은 교차 접종 권하지 않는다” 전반적 확대에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교차 접종이 백신 수급의 불균형 여파로 내달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안전성을 둘러싼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문가 6인도 ‘2(환영) VS 2(우려) VS 2(유보)’로 의견이 분분했다.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지난 17일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예방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받은 이는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는 교차 접종을 7월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추진단 측은 지난 5월만 해도 과학적 근거를 더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교차 접종을 금지했는데, AZ 백신의 일시적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변이 대응이나 면역 효과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어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이 AZ 백신의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교차 접종을 허용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AZ 백신의 물량 부족이 주원인인 셈이다.
아직 국내외에서 관련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교차 접종의 위험 여부를 두고 의견이 나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4일 “오한과 발열, 근육통 등 부작용이 더 나타난다는 후기도 있지만 경미한 증상에 불과하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교차 접종을 하면 변이 바이러스 차단력이 높아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종류에 따라 변이 감염률이 다른데, 교차 접종을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감염률과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AZ 1차 접종자가 2차로 화이자를 맞으면 10배 많은 항체가 생성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며 “교차 접종에 따른 이상 반응에서도 심각한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이처럼 효과도, 안전성도 모두 좋다는 의견과 달리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만큼 교차 접종을 전반적으로 확대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맞섰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교차 접종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약은 대부분 섞어 먹었을 때 효과가 더 좋다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주 제한된 경우가 아니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미국은 교차 접종을 권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연구 결과가 산발적으로 보고된 탓에 우리나라만의 연구 결과를 쌓아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해외에서도 아직 명확한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국가별로 대응이 다른 상황이다.
독일과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교차 접종을 권고했지만 호주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
호주 방역 당국은 최근 “현재로서는 교차 접종의 효능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허용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달리 1차로 AZ 백신을 접종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교차 접종을 마친 바 있다. 드라기 총리는 화이자, 메르켈 총리는 모더나 백신으로 각각 두번째 접종을 했다.
김수연·김민지 인턴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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