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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접촉 거부’ 담화에도… 美 “외교 열려 있어”

입력 : 2021-06-24 19:00:00 수정 : 2021-06-24 21: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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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재개 기싸움 지속
김여정 이어 리선권 부정적 입장
美 국무부 “긍정적 반응 기대” 고수
일각선 北 ‘中밀착 전략’ 선회 분석
통일부, 리 담화에 논평 없이 침묵

북·미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에 이어 리선권(사진) 외무상까지 미국에 “어떤 접촉과 (대화)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쏘아붙였지만 미국은 원칙적 입장을 이어갔다. 북한이 결국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일각에선 북한이 중국 쪽으로 기울면서 미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과의 접촉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리 외무상 담화에 “우리는 외교에 여전히 열려 있고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미국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담화를 낸 뒤 내놓은 입장 그대로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이후 미국의 입장을 요약하면 대화에 열려 있지만, 대화 자체를 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없으며 대화 신호도 북한이 먼저 보내라는 것이다. 제재 문제에도 지금까지와 같은 원칙적 입장을 유지할 것을 명확히 했다. 북한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방한 중 국내 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회의에서 ‘대화와 대결’이 모두 언급된 점, 김 대표의 방한 중 김 부부장이 바로 반응을 한 점, 원색적 비난의 표현이 사용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리선권 북한 외무상.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절실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잇따른 북·미 협상 실패 이후 북한이 제재 해제 등 미국이 제공하는 인센티브에 더 매달리지 않고 중국 밀착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선중후미(先中後美)’ 전략을 넘어 ‘통중배미(通中排美)’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중국과 협조가 잘되면 핵포기를 요구하는 미국과 굳이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리 외무상의 입장은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대로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선철회돼야 한다는, 즉 ‘정면돌파’ 노선의 확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의도에 해석을 삼가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통일부는 이날 “(리 외무상 담화에) 특별히 논평할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한반도 정세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장 좋은 길은 대화와 협력에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홍주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jhh@segye.com


홍주형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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