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3개월째 가동 징후”
순천비행장 활주로 확장 공사도

북한이 최근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가운데 군사적 도발을 준비하는 듯한 조짐이 잇따라 포착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7일 “(미국과의) 대결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26일(현지시간) 북한 영변 핵시설단지 내 화력발전소가 지난 2월 말부터 가동 중이라면서 핵 활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38노스는 웹사이트에 상업용 위성이 3월부터 5월까지 찍은 영변 핵시설 사진을 공개하며 이렇게 분석했다.
화력발전소는 단지 내 방사화학실험실의 각종 공정에 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방사화학실험실은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이다.
38노스는 화력발전소 가동 기간이 이전 유지보수 기간보다 길고, 오히려 그 이전 재처리 활동 시기와 더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소는 통상 유지보수를 위해 몇 주 등 짧은 기간만 가동됐지만, 이번에는 3개월째 가동되는 징후가 있었다는 것이다. 38노스는 “일반적으로 재처리 활동을 완료하는 데 반년가량 걸린다”며 “이를 고려하면 현재 방사화학실험실 활동은 플루토늄 분리, 이전 재처리 활동 때 방사성폐기물 처리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추가 특징이나 현장 사찰을 할 수 없다”고 덧붙여 구체적 해석에는 신중을 기했다.
이 같은 38노스의 평가는 얼마 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과 비슷하다. 그로시 총장도 “방사화학실험실을 지원하는 화력발전소가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그간 핵무기 실험 사용분을 제외해도 약 40㎏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평양 근처 평안남도 순천비행장에서 활주로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인 점도 심상치 않은 대목이다. 27일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따르면 순천비행장은 지난 4월부터 보수·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순천비행장은 평양 동북쪽으로 50㎞ 떨어진 기지로, 북한 공군 최신예 전투기 Su(수호이)-25와 Mig(미그)-29를 운용한다.
CSIS가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해보니 5월과 이달에 걸쳐 기지 동북쪽에 새로운 계류장(급유·정비 목적의 항공기 수용 공간)과 유도로가 건설됐다. 이번 공사로 순천비행장 활주로는 기존보다 약 300m 늘어난 2800m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순천비행장은 Su-25나 Mig-29보다 더 큰 군용기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박수찬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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