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선주자 시발점된 조사,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였다”
“그때 그 조사 아니었으면 내가 여기까지도 안왔다.”
30일 국회 소통관 기자실 세계일보 부스를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취재진을 향해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조사는 지난해 1월 ‘세계일보 창간 31주년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다.
본지는 지난해 1월31일자에 ‘윤석열, 새보수·무당층 지지 업고 급부상…’ 기사를 냈다. 당시 세계일보는 창간 기획을 위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실시했다. 이 때 윤 전 총장이 응답자 10.8%의 지지를 얻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야권 주자 중에서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던 황교안 대표를 윤 전 총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따돌렸다.
본지는 당시 이례적으로 현직에 있는 검창총장을 대권 후보군에 올린 이유에 대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꼽은 답변이 나온 바, 그 부분에 대한 여론을 확인하기 위해 윤 총장을 예시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두 자릿 수 이상 지지율을 받은 건 이 조사가 처음이었다. 앞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한 자릿 수를 기록했으나 의미 있는 수치를 받은 건 세계일보 조사가 처음이었다. 한국갤럽은 대선주자 여론조사를 주관식으로 응답하게 되어있어서 후보군을 불러주는 다른 조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세계일보는 13명의 객관식 후보군 중 윤 전 총장을 넣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꼭 세계일보 조사 때문에 유력 대권주자가 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하나의 ‘시발점’이 된 것일 수는 있다”며 “당시 윤 전 총장이 대검찰청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도 했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여서 무시할 수 없는 조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도 이후 윤 전 총장을 대하는 여론의 태도가 뒤바뀌었다. 이른바 ‘반(反)문(문재인대통령)’ 성향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지지율은 날개 돋힌 듯 올라갔다.
그때 윤 전 총장은 현직 총장이었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이 커지는 상태였다. 또, 민주당 등 여권을 중심으로 전방위 압박이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필두로 검찰이 정권 수사를 들어가려하자 ‘검찰개혁’으로 여권이 맞불을 놓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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