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뇌 외피에 전극 이식…AI 활용해 뇌파활동 문장으로 해독”
연구팀 “말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단어 해독하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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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뇌파 활동을 문장으로 바꾸는 장치가 해외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는 말을 할 수 없는 환자의 뇌 외피에 전극을 이식한 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뇌파 활동을 문장으로 해독하는 기술이다.
15일(현지시간) AFP, CNN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은 이 같은 ‘마비 장애인을 위한 통역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를 주도한 신경외과의사 에드워드 창은 “우리가 알기로 마비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의 뇌파 활동으로부터 전체 단어를 직접 해독한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데이비드 모세도 “이것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할 수 없는 사람에게 중요한 기술적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말을 할 수 없는 환자의 뇌 외피에 전극을 이식한 뒤 인공지능을 활용해 뇌파 활동을 문장으로 해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험에 참여한 36세 남성은 20세 때 뇌졸중으로 말하는 능력을 잃었고 머리나 목, 팔다리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다만 이 남성의 인지 능력은 온전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이 장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50개 단어를 인식해 문자로 바꿀 수 있다.
이 남성이 장치를 이용해 컴퓨터 화면에서 “좋은 아침”(Good morning)이라는 메시지를 읽은 뒤 몇 초 후 화면에는 “안녕”(Hello)이라는 단어가 표시됐다.
또 이 남성은 “목마르지 않아요”(I am not thirsty)라는 문장도 표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우리는 81주에 걸친 연구 기간에 참가자가 표현하려고 한 개별 단어의 98%를 감지했고 47.1%의 정확도로 단어를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단어를 해독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FP에 따르면 매년 수천 명이 뇌졸중이나 사고, 질병 등으로 말할 능력을 상실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지난 14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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