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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전보다 카드결제 비율 늘었지만… 현금 중심 문화 여전한 일본 [남정훈 기자의 여기는 ‘코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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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04 18:17:48 수정 : 2021-08-04 18: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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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물론 편의점도 현금 결제
대부분의 업무처리도 ‘아날로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는 과거 2012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5년간 체육부 기자를 한 경험 덕에 2020 도쿄올림픽 현장에 와 있습니다만, 제 원 소속부서는 경제부입니다. 증권과 가상화폐, 핀테크 등과 함께 카드사도 출입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현금 중심의 문화라는 것을 그간 익히 들어왔기에 카드사 담당 기자로서 이번 올림픽 출장 때 일본의 결제시스템을 몸소 체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며 현해탄을 건넜습니다.

 

2016년 기준, 비현금 결제비율이 89.1%에 달하는 한국에 비해 일본은 18.4%에 그칠 정도로 철저히 현금 중심 문화입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이유가 있더군요. 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가 워낙 잦기 때문에 혹시라도 일어날 재해 상황에선 현금을 갖고있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고령화 사회다 보니 고령자들이 카드보다는 현금을 선호하는 것도 한몫한다고 합니다.

 

다만 일본 정부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신용카드는 물론 암호화폐 결제시스템 도입을 추진했습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신용카드나 디지털 머니 등이 이전에 비해서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올림픽이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기 때문일까요? 현장에 와 보니 여전히 카드 결제는 쉽지 않습니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들에는 신용카드가 상용화되어 있지만, 식당은 대부분이 현금결제입니다. 일본 입국 후 14일 간은 외출 시간이 15분으로 제한되어 있어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와서 숙소에서 먹는 일이 많았는데, 평소 한국처럼 생각해 카드 지갑만 가지고 나갔다가 ‘Only cash’라는 말을 듣고 다시 호텔로 현금을 가지러 간 일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이제는 적응이 되어 현금을 늘 갖고 다니지만, 출장 초반엔 고생 좀 했습니다.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조차 결제할 때가 되면 직원들이 현금을 놓는 쟁반을 먼저 내밉니다. 그만큼 카드 결제가 적다는 거겠죠.

 

현금 중심 문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아날로그 중심인 것도 놀랍습니다. 경기장출입 때 제 이름을 컴퓨터로 찾는 게 아니라 종이에서 찾곤 하니까요. 이번 출장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왜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불리는 지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카드 없이도 휴대폰 하나면 하루 종일 별 지장이 없는 한국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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