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는 12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추진 계획 발표에 따른 공연시설의 순차적 공사 계획 수립과 대체 장소 마련, 공연계 전문 자문단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서울시는 초대형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 규모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세 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호텔 등을 조성하고 잠실야구장의 위치도 옮기는 초대형 민간 프로젝트다.
음공협은 이에 따라 “연간 수백만 명이 넘는 문화 예술 관객들이 찾는 국내외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의 개최 장소였던 잠실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 등이 4년이 넘는 긴 공사 동안 무대를 세울 자리를 잃게 된다”며 “그 기간 공연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각 공연시설의 순차적 개발 계획 마련 및 대체 공연시설을 마련해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음공협에 따르면 잠실종합운동장은 조용필, BTS, 이문세, 싸이, 서태지, 이승환 등의 대형 한국 가수는 물론,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엘튼 존, 마룬5 등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공연 무대였다. 대규모 관객을 수용할 만한 국내 유일한 장소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의 이용 현황을 보면 잠실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의 사용 용도는 50% 이상이 문화예술행사로 가장 많다.
이용 관객으로 추정해본 대관료도 5년 동안 335억원을 납부해왔다.
주차, 식음료, 미화, 시설복구를 비롯한 각종 부대비용을 더할 경우 연간 최소 100억원 이상의 압도적인 비용이 투여된 셈이다.
공연 업계는 88올림픽 이후부터 잠실종합운동장을 서울시 대형 문화예술 공연의 메카로 성장시켰고, 티켓 판매대금의 8% 요율을 할부 대관료로 제공하고 있어 그 누구보다도 경기장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평소 정부 행사와 스포츠 경기 일정을 뺀 후 대관 일정을 받고 대관료 역시 크게 차별받아 왔음은 물론, 미래를 담보할 개발 계획에 있어 공연 업계 의사 및 의향을 반영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공협은 K팝을 필두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문화예술공연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크게 후퇴시키는 정책임은 물론, 개발 후에도 안전한 행사 및 공연 진행은 고사하고 초대형 복합단지 건설에만 매몰되어 안전, 교통, 소방, 환경 등 문제 발생에 크게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음공협은 “공연장 사용 시설 전반에 대한 공연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소통으로 우리의 의사가 반영되기를 바란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적절한 재검토 조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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