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의 발생한 탈레반 사태로 인해 미국 내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밀리게 됐다는 미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통일연구원이 19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한미 협력방안 모색’을 주제로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아프간 철군으로 피랍사태나 난민사태 등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향후 몇 개월간 북한의 우선순위는 그만큼 밀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또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경제 악화 등으로 대북 협상의 중요도가 더 뒷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단기, 중기적으로는 굉장히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 저희가 좀 잊어버려야 할 것 같다”며 “북한이 핵무기 관련 기술을 지하드나 테러리스트 단체 등 어떤 세력에게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미국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일 것”고 실용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비핵화 대신 핵 비확산으로 눈높이를 낮추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거의 갖춰가는 상황에서, 한·미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한미 간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협력 등 다양한 대북 관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북한을 대화로 나오도록 이끄는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등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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