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화살 쏜 선배 '아빠가 손 써놔서 다시 양궁 할 수 있다' 말하고 다녀"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선배가 후배에게 활을 쏴 다치게 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의 아버지가 가해 학생의 괴롭힘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며 “(가해 학생이)심심하다고 애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거의 매일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 A씨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가해 학생이 제 아들이 ‘새끼야’하고 욕을 해서 활을 쐈다고 하는데 설령 욕을 했다고 해도 사람한테 어떻게 활을 쏘느냐. 또 그런 얘기(’새끼야’ 욕설)는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A씨는 “(가해 학생이 아들을) 때리고 활을 쏘고 아이 발목을 잡고 빙빙빙 돌려서 던졌다”고도 밝혔다. 이어 “가해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양궁을 하던 학생”이라며 “같은 학년 다른 친구랑 돈도(뺏고), 애들 괴롭히고 따돌리고 때리고 해 왔다. 그게 더 진화해서 이제는 활까지 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의 아들 외에도 여러 명의 피해 학생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피해 학생) 6~7명이 증언하겠다고 나타났다”며 “양궁하다 그만두고 이사 간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가해 학생이) 심심하면 톡 쳐보기도 하고 주먹으로 때리는 건 그냥 다반사다. 귀싸대기를 때린다거나 발로 차고 날아 차고 대회 나가서 숙소 같이 쓰는 방에서 그 방에서 씻고 있는 친구한테 오줌을 쏘고 입에도 담지 못할 행동 (성적인 행위)들을 했다더라”며 “얼마나 충격 받았으면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겠느냐”고 또 다른 피해 학생들의 증언을 전했다.

A씨는 현재 아들의 상태에 대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었지만 정신적인 고통으로 아직도 아이가 잠을 못 잔다”며 “잠을 자다가도 소리 지르면서 깨서 상담 치료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상처 부위에 대해서는 “척추에서 1㎝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며 “(화살이) 옷 사이로 구멍을 뚫고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씨 가족은 사건 당일 아들의 옷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상처를 뒤늦게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 엄마가 옷에 구멍이 있으니까 ‘이거 뭐야’ 하면서 들추니까 그 안에 상처가 너무 선명하게 있었다”며 “그래서 물었는데 말을 안 했다. 아빠니까 조금 윽박도 지르면서 뭐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종일 코치한테도 얘기 안 하고 그 몸으로 훈련을 하다 저녁에 들어왔다”며 “(가해) 선배가 무서우니까 누구한테도 말을 못했다더라”고 덧붙였다.

당시 가해 학생은 코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한다. A씨는 “아침에 코치가 병원을 가서 3시간 공백기간 동안 학생들끼리 연습을 했다”며 “그 사이에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매체에서 ‘비껴 맞았다’, ‘살짝 스쳤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아들이 (가해 학생이) 자기를 완전히 겨냥하고 있어서 앞으로 도망가면 맞을 것 같아 옆으로 피한 거라더라”며 “겨누고 있던 방향에 쐈으면 피했으니까 안 맞아야 하는데 아들이 도망을 갔는데도 맞았다는 건 (가해 학생이) 화살을 이동 조준해서 쐈다는 것”이라며 “활을 풀스윙했다고 하면 정말 저희 아들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는 아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고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협회를 찾아갔으나 협회 회장이 회유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북 양궁협회에 찾아갔더니 회장이라는 사람이 ‘(올림픽 금메달로) 이렇게 축제 분위기인데 분위기 흐려서야 되겠냐. 그냥 묻고 넘어가자’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양궁협회에선 아무런 대처가 없고 (교육청) 학교폭력위원회는 오는 27일로 잡혀있다”며 “경찰에선 조사 중이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가해 학생 측과 합의서 작성을 코치에게 위임했으나 석연치 않은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바닥이 좁다 보니 아들도 양궁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가해 학생 측과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며 “사과를 받고 (아들과 가해 학생이) 분리만 되면 모든 걸 다 감수하고 합의해 줄 생각으로 (코치에게) 도장을 줬다”고 했다.

그러나 합의 직전 A씨 가족은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우리한테 졌다”, “우리 아버지가 뒤에서 손 다 써 놔서 고등학교 가면 나는 다시 양궁할 수 있다”, “중학교 때만 안 하면 된다” 등의 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접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반성의 기미도 없이 이러고 다닌다니까 코치에게 합의를 안 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합의 각서에 도장을 찍어서 가해 학생한테 줬다”며 “가해 학생은 ‘합의가 제대로 다 되지는 않은 건데’라고 말하며 경찰서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런 환경에서 양궁을 배우고 있는 꿈나무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대한양궁협회와 지방 양궁협회, 학교 측에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