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펜스 이후 연속 두번째
바이든, 감염 확산·아프간 책임론
해리스는 이민자 설화로 비호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세에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졌고,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6월 중남미 국민을 향해 “미국에 오지 말라”고 했다가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바이든의 일성도 미 역사상 첫 흑인·여성 부통령이라는 해리스의 상징성도 빠르게 빛을 잃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ABC방송이 운영하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파이브서티에잇(538)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6일부터 50% 밑으로 내려와 이날 49.4%를 기록했다.
줄곧 53∼54%대에 머물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델타 변이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에 접어든 7월 말부터 5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 됐다가 아프간이 탈레반에 넘어간 뒤로 더 곤두박질쳤다. 미국민들 사이에 아프간 철군 찬성 여론이 높긴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혼란이 초래되면서 바이든 책임론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취임 직후 17.0%포인트 벌어졌던 ‘지지한다’와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 차이는 오차범위 이내인 3.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더 암울한 상황이다. 그는 6월 중미 순방 중에 “위험한 미국행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오지 말라, 오지 말라’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이 있은 후 그의 지지율은 4%포인트 떨어졌고, 지지자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비호감 정치인’으로 돌아섰다. 그의 지지율은 이후로도 계속 내리막을 걸어 현재 17일 현재 45%다.
취임 200일이 조금 넘는 시점에 정·부통령의 지지율이 모두 50%를 밑도는 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이후 연속 두 번째다. ‘버락 오바마-조 바이든’과 ‘조지 W 부시-딕 체니’ 조합은 모두 지지율이 50%를 넘겼고, 그 전에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의 요동치는 지지율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허니문이 오래가지 않은 이유를 미국 사회 이념 양극화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미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민주·공화 지지자 간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려 이제는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전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기 어려워졌다”며 지지율이 50% 안팎에 머무는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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