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선 가운데 접종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대만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백신 개발업체 가오돤(高端·MVC)이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23일 접종한 말레이시아 국적의 56세 남성인 루(陸)모 남성과 39세 대만인인 펑(彭)모 남성 등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북부 지룽(基隆)시의 30대 부부가 전날 가오돤 백신을 접종한 후 각각 전신마비와 오한으로 인한 지속적 떨림 등의 증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와 관련,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부장(장관)은 사망한 루모씨의 경우 기저 질환이 있어 심근경색 가능성이 높다면서 백신 접종과의 관계는 부검을 통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 부장은 그러면서 이로 인해 (가오돤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인 국민당의 한 인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지 각각 73일과 26일 만에 대만 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달리 가오돤 백신은 23일 접종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관련 의혹을 정확히 규명하기 전까지 보건당국이 가오돤 백신의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오돤 백신은 노바백스 백신처럼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진 합성항원(재조합단백질) 백신으로 아직 임상 3상 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가오돤 백신의 유효성을 입증할 완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는 않은 상태다.
대만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만5938명, 사망자 829명이 각각 나왔다. 대만은 24일 오후 2시 46분 기준으로 1차 접종을 마친 접종자는 946만3223명(40.32%), 2차 접종까지 마친 접종자는 78만3754명(3.33%)으로 누적 접종자는 1024만6977명이라고 연합보는 전했다.
한편 23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이날부터 제약사 가오돤(高端·MVC)이 개발한 백신을 대만 전역의 접종소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만 보건 당국은 가오돤 백신 초기 물량 60만회분 접종 예약이 마무리됐으며 이날 추가로 20만회분 예약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도 이날 오전 대만대 의학원 체육관에 마련된 접종소를 찾아가 가오돤 백신을 맞았다.
차이 총통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백신을 접종해야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다”며 “우리 모두 대만의 집단 방역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다하자”고 밝혔다.
대만 당국은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검증에서 비교 대상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상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중화항체를 많이 만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가오돤 측은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부터는 유럽연합(EU) 등 해외로 백신을 수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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