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 외교 공세 강화 일환 분석
미국 주재 친강(사진) 신임 중국대사가 미·중 관계 회의에서 “입을 닥쳐라(Please Shut Up)”라는 강경한 표현을 써가며 미국을 비판했다.
13일 대만 중앙통신과 미국의 보수파 잡지 ‘내셔널 리뷰’ 등에 따르면 친 대사는 지난달 말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대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한 뒤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미국이) 입을 닥쳐야 한다”고 외교 무대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강성 발언을 내뱉었다.
친 대사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가 “미국과 중국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회의는 7월 말 부임한 친 대사에 대한 환영행사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메데이로스 교수 외에도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전 재무장관 등 전·현직 미 고위 관리와 학자, 기업가들이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회담 후 주미 중국대사관은 친 대사가 험한 표현을 쓴 질의응답 내용은 제외하고 모두발언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친 대사는 30년 이상 중국 외교부에서 일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추이톈카이 전 대사와 달리 ‘전랑(늑대전사) 외교’라 불리는 강경파 외교관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외교부 대변인 출신으로 부부장(차관)으로 활동하면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대만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압박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친 대사를 부임한 것에 대해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란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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