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전 부통령의 집에서 수십억 상당의 현금다발과 금괴를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아마둘라 무타키 탈레반 문화위원회 멀티미디어 부장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슬람 토후국이 암룰라 살레의 집에서 650만 달러(약 76억 원)와 금괴 18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무타키 부장은 탈레반 조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미화 현금다발 여러 개와 골드바를 가방에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유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아프간 매체들을 인용해 탈레반이 암룰라 살레 전 부통령의 자택에서 현금 600만 달러와 금괴 최소 15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살레 전 부통령의 집에서 ‘엄청난 액수의 돈’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살레 전 부통령이나 저항군은 이런 주장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 철수를 틈타 지난달 중순 아프간을 20년만에 다시 점령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곧바로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도주했다.
한편 가니 전 대통령이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하던 날 아프간에서 도망친 선택에 대해 그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지난 8일 가니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발표된 성명은 탈레반이 과도정부 구성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지난달 페이스북 방송에서와 달리 아프간에 돌아가겠다는 언급이 없어 정권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지 못한 채 내 임기가 전임자들과 비슷한 비극으로 막을 내려 깊이 후회하고 있다”면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 점에 대해 아프간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내전 당시 겪었던 것과 같은 끔찍한 시가전이 발발할 위험을 막기 위해 경호 직원들이 내게 떠나라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불을 떠나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었다”면서 “카불과 6백만 시민들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음을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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