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냉전시대처럼 전면적 경쟁 아냐
G2 사이 새로운 선택 패러다임 필요”
北 비핵화 관련 “北 변화 모습 보여야
금강산·개성관광 등 경협도 가능할 것”
“남북 동질성 회복위해 언론 노력해야”
천주평화연합(UPF)이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개최한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의 세계평화언론인연합(IMAP) 세션에서는 언론의 당면 과제와 역할이 집중 조명됐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최근 국제정세와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제언은 물론 통일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한 언론의 역할이 논의됐다.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가 함께했다. 토론자들은 치열해지는 미·중 갈등, 장기화하는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제언을 쏟아냈다.
윤 전 원장은 “중국이 부상하자 이것을 좌시하지 않는 미국이 도전에 강력히 대응하면서 이 지역에서 미·중 대립이 격화될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냉전시대처럼 전면적 경쟁을 의미하지 않고 미·중관계는 ‘제로섬’ 전쟁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미국 월마트가 중국산 제품없이 운영되지 않을 정도로 상호 의존관계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강대국 틈바구니에 낀 정부의 선택에 있어서 “미·중 사이에서 사안별로 입장을 취하는 게 지혜인 양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중 사이에서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에 대해 “과거처럼 미·중 사이에서 외교적 이익을 누리는 시기는 지났다”며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 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전 원장은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아울러 한국이 중국에 대해 이렇게 좋은 지렛대가 있었던 적도 없다는 점에서 새로운 흐름 속에서 기회를 살려서 도약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들은 북·미,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 위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년 넘게 북한문제를 다룬 결과 북한과 비핵화 협상이 쉽게 진전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변화하거나 변화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미국의 이런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전 원장도 “남한은 금강산·개성관광을 원하지만 핵무기를 개발해온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의 30년에 걸친 협상 기록이 있지만 누구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정도로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당분간 미국의 목표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관리”라며 “한때 억지와 대화 병행이었다면 이제는 억지를 통한 관리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프간 철군, 중국과의 갈등, 중간선거, 중산층 관리 등 국내 이슈가 산적한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북한 문제는 후순위도 아니고 아예 리스트에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프간 철군이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세계 패권국을 유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미국은 아프간 철군을 통해 중국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시작한 만큼 동북아와 한반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토론자들은 혼돈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의미 있는 보도를 이어가고, 민족적 동질성 회복을 위해 언론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소통은 물론, 통일에 대한 관심 회복을 위해 통일 비전을 심어주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우 연구위원은 통일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한 언론의 역할과 관련해 “인터넷이 활발해지면서 속보성이 높아지고 너무 많은 정보가 유통되다보니 고급정보가 공급자로서의 언론의 역할이 미흡해졌다”면서 “세계일보는 국내외 네트워크 등을 통해 단순 정보가 아닌 분석기사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처럼 뉴스를 1차원적으로 전달하는 데에서 벗어나 정보의 2차 가공을 통해 통해 여러 의미를 분석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언론이 남북한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줘야 한다”면서 “북한에서 채널을 돌리다 한국방송을 보고 탈북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대북 정보 유입 측면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간 장벽이 높아지고 인적·물적 교류가 급격하게 줄었지만, 인류 연대와 평화 공동체 등 가치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천주평화연합(UPF)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가 세계 평화의 발원지인 한반도 평화의 당위성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아울러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창설한 세계일보는 조국 통일의 정론을 제1의 사지로 삼고 있다”며 “세계일보는 한반도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초정파적인 통일담론을 이끌고 평화주의를 설파하면서 신통일한국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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