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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감축 선언 잇따랐지만… 전세계 2030 온실가스 못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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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18 08:50:25 수정 : 2021-09-18 08: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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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CCC 17일 ‘NDC 종합보고서’ 발간
각국 2030 온실가스 감축계획 망라
“2030년 배출, 2010년보다 16.3% 늘 듯”
IPCC ‘2010년보다 45% 줄여야’와 딴 판
“NDC 감축 목표 상당한 수준으로 높여야”
사진=AP연합뉴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이 보다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권고와 달리 2030년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은 2010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구촌 목표인 1.5도(2100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를 지키려면 2010년보다 45%를 줄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16.3% 더 배출해 지구 온도를 2.7도까지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17일(현지시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지난 7월 말까지 등록된 191개 당사국의 164개 최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취합한 ‘파리협정에 따른 NDC 종합 보고서’를 발표했다. NDC는 각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당사국총회(COP26)와 맞물려 발간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COP26이 올해로 연기되면서 지난 2월 보고서 초안이 공개되고, 이번에 종합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담긴 164개 NDC 가운데 86개는 새로 제출됐거나 업데이트된 것이다. 제출 당사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93.1%로 대부분을 차지해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551억t으로 전망된다. 2010년 배출량 대비 16.3%, 2019년 배출량 대비 5.0% 많은 양이다. 2018년 IPCC는 “금세기 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해선 2030년 온실가스 배출을 2010년 대비 45% 줄이고,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배출량은 2010년보다 16.3% 더 많을 것이라는 게 NDC종합보고서의 전망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제출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상 감축 경로(빨간색)와 지구 온도 상승폭을 2도, 1.5도, 1.5도 미만으로 제한하기 위한 배출 경로. 실제 감축 경로가 1.5도는 물론 2도 감축 경로와도 멀리 떨어져있다. UNFCCC 제공

이 배출량은 지난달 발표된 IPCC 제1실무그룹의 6차 보고서에 실린 SSP2-4.5 시나리오와 유사하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쯤 지구 온도가 2도 오르고, 금세기 말에는 2.7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NDC를 새로, 혹은 업데이트한 당사국의 경우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들의 2030년 배출량은 214억t으로 2010년보다 11.9% 줄 것으로 보인다. 구 버전으로 집계했을 때보다 27억3000만t 덜 배출하는 셈이다.

 

지구 온도 상승을 특정 온도로 제한하기 위해 우리가 내뿜을 수 있는 온실가스 총량을 ‘탄소 예산’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예산의 89%를 2030년 안에 다 써버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30년 이후엔 550억t만 배출해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전 세계의 한 해 배출량에 불과하다.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2030년 안에 전 재산의 89%를 소진하고, 한 해 소비액 정도의 돈만 갖고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NDC 가장 초기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자발적 감축목표’(INDC. 옅은 회색)와 지난 7월 기준으로 집계된 NDC 배출 경로. 새 NDC 배출 경로는 감축량을 늘리기는 했으나 여전히 2010년보다 많이 배출한다. UNFCCC  제공

보고서는 “NDC의 감축 목표를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거나 2030년 목표를 초과달성하거나 혹은 이 두 가지 조합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NDC 상향을 약속했으나 아직 최종 목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지난달 말 통과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35% 이상 줄이도록 했다. 2010년 대비로 계산하면 28% 이상 감축하는 셈인데, IPCC 권고(45% 이상 감축)에 한참 못미친다.

 

이번 NDC 종합보고서에 포함된 한국 NDC는 기존 감축 목표(2018년 대비 26.3% 저감)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장다울 정책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기후위기에 대한 역사적 책임은 북유럽 5개국과 포르투갈의 누적배출량을 합친 것과 비슷할 정도로 결코 작지 않다”며 “세계 10위 경제국으로서 2030년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최소한 50%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 과감한 감축이 기후규제 시대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지키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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