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9·9절 행사 때 살 쭉 빠져… “동일인 맞나”
최근 공개석상에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살이 쑥 빠졌다는 느낌은 꼭 북한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국민도 다같이 받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홀쭉해진 김 위원장이 본인이 아니고 대역을 쓴 것이란 의혹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일본 도쿄신문은 19일 보도에서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 행사 때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이 본인이 아니라 대역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체중이 140㎏대로 알려졌던 그가 날씬하게 변신할 수 있었던 원인이 다이어트인지, 아니면 ‘가게무샤’(影武者·대역)를 내세운 것인지를 놓고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역을 썼을 가능성의 근거로 도쿄신문은 지난해 11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당시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제시했다. 이 회의는 코로나19 대책을 집중 논의했는데 여기서 김 위원장은 “철저한 국경 봉쇄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도쿄신문 기사는 “당시 김 위원장의 볼이 부풀어 올라 커진 얼굴로 목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 체중이 140㎏대라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진상으로 판단해도 그 정도 체중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9일 정권수립 기념일 열병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볼살이 빠지고 피부 윤기도 젊음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더욱이 양복에 넥타이를 맨 차림은 이미지 변신의 인상까지 주었다고 도쿄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올해 1월과 6월 보도된 김 위원장 사진을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조금씩 날씬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10~12㎏가량 체중을 줄였다는 지난 7월 한국 국정원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가장 주목되는 건 과거 한국 국방부에서 북한 분석관으로 일했던 고영철 현 다쿠쇼쿠(拓殖)대학 주임연구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고 연구원은 도쿄신문 측에 “최근 열병식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옆얼굴과 헤어스타일이 이전의 김 위원장과 다른데다 너무 젊은 모습”이라며 “10명 이상인 경호부대 소속 대역 중 한 명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당과 군부 간의 물밑 주도권 다툼 속에서 감금된 상태’라는 미확인 정보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반면 역시 분한 전문가인 히라이와 준지(平岩俊司) 난잔대학 교수(정치학)는 김 위원장 본인이 맞는 듯하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대역을 쓴 게 아니고) 2012년경 모습으로 되돌아간 인상을 풍긴다”고 지적했다.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으로 2012년 북한 권력을 잡았을 당시 김 위원장은 체중이 약 90㎏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8년 동안 업무 스트레스 탓인지 급격히 불어났다. 히라이와 교수의 말은 한때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늘어난 체중이 도로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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