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1건꼴로 가정폭력 발생…재범 우려 가정, 1만5000여 가구
가해자의 79%는 ‘남성’, 연령은 40대가 최다…‘폭행·상해’가 80%
“가정폭력사건에 대한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으로 문제해결 필요”
최근 5년간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붙잡힌 사람이 25만여명이 넘지만, 구속률은 1%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처벌되지 않는 가정폭력은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경찰 신고를 주저하게 만들고, 가해자가 범죄를 반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가정폭력에 대한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은주(사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가정폭력사범’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폭력, 감금, 협박·모욕 등 가정폭력 사건 검거 건수는 총 22만8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정폭력사건이 하루 평균 121건이나 일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검거된 가정폭력 사범은 총 25만4254명이었다. 즉, 연평균 5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우자 등에게 가정폭력을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것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5만3511명, 2017년 4만5264명, 2018년 4만3576명, 2019년 5만9472명, 지난해 5만2431명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20만228명(78.7%)이었고, 여성은 5만4026명(21.2%)이었다. 즉, 가정폭력의 상당수는 남성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다.
연령별로는 40대가 7만6364명(30%)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뒤이어 30대(5만9992명‧24%), 50대(5만8572명‧23%) 등의 순이었다.
또 19세 미만 미성년자도 연평균 700여명이 가정폭력 가해자로 붙잡히는 등 적잖은 수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중 구속된 사람은 총 2062명으로 나타나 구속률이 1%도 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아무리 배우자와 가족을 폭행하고, 상해를 입히고, 감금하고 강간을 하더라도 단 0.8%만이 구속됐다”고 지적했다.
유형별로 보면 ‘폭행·상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가정폭력 범죄 유형이 5개에서 8개로 세분화 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가정폭력 사범 20만743명 중 ‘폭행·존속폭행’ 가해자는 12만7759명(63.6%)이었고, 뒤이어 ‘상해·폭력행위’(18.2%), ‘재물손괴’(7.9%), 기타(5.5%), ‘협박·존속협박’(3.5%), ‘강간·강제추행’(0.4%), ‘체포·감금’(0.3%), ‘모욕·명예훼손’(0.1%) 순이었다.
또한 이 의원이 공개한 ‘2021년 6월 기준 지방청별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은 1만5089가구로, 이 중 A등급(위험) 가정이 6862가구, B등급(우려) 가정이 8227가구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가정폭력이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경찰 또한 적극적인 초동대처에 나서서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폭력 사범과 가족을 분리하는 조치와 함께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에 대한 실효성 있는 모니터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상습범에 대해선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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