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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대강 보 개방 효과, 다각적으로 해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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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27 23:04:56 수정 : 2021-09-27 23: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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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안정적 수량 확보와 홍수예방,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 등을 목적으로 4대강 사업을 시행했다. 그러나 사업 이후 4대강 곳곳에 설치된 보에 물길이 막혀 하천 수심이 깊어지고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 문제가 심각해지고 수생태계 건강성이 훼손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4대강의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보를 개방했다. 4대강 보 개방의 실험목적은 보를 어떻게 처리할지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4년이 지난 현재 보 처리방안은 여러 옵션 중 어떤 것도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다. 매년 모니터링 결과가 공개될 때마다 수질이 ‘좋아졌다’거나 ‘나빠졌다’는 상반된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진 근본적 원인은 하천 수질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부족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확증 편향적 사고에 있다.

정세웅 충북대 교수·환경공학

4대강 보를 개방하면 물의 흐름이 빨라지고 수심이 얕아져 녹조나 퇴적물 오염, 저층 빈산소 현상이 개선될 수 있다. 정부가 그간 관측해온 결과를 봐도, 완전 개방한 금강 보 구간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해결되고 있음이 뚜렷이 나타난다. 반면 총인(TP), 부유고형물(SS)과 같이 침강 특성을 갖는 수질지표는 보 구간의 침강량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단지 보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의 공간적 이동에 불과하다. 즉 보를 개방하면 상류 보 구간에서 침강하거나 축적되던 오염물질이 하류로 옮겨 가고 대부분 하구에서 축적, 분해된다. 이와 같이 하천의 수질상태를 평가하는 지표는 다양하며 보 개방에 따른 영향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천수질은 보 개방 외에 그해 기상여건과 유역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물질 부하량에 영향을 받아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보 개방 이후, 2018년에는 ‘열돔 현상’으로 한 달 넘게 지속된 폭염, 2019년에는 7개의 태풍, 2020년에는 54일간 내린 최장기간 장마가 그해 수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런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니터링 결과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개별 수질지표의 증감 원인을 다각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4대강 본류에 설치된 보 개방만으로 모든 수질지표와 수생태계 건강성 개선을 도모할 수는 없다. 우리 몸의 모세혈관이 동맥과 정맥에 연결된 것같이 4대강은 우리 마을 앞 도랑과 실개천에 연결된 연속체이다. 유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유기물, 영양물질 등)도 결국 지류를 통해 본류로 유입되므로 이들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유역 전반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보 개방과 함께 지류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종합적인 유역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경정책은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4대강 보 개방을 포함해 지류·지천 수질개선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국토의 동맥인 4대강을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천수질과 생태계를 통합된 구조로 인식하고, 단발적인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수질과 생태기능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정세웅 충북대 교수 환경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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