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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7일 ‘건전한 투자’의 장 마련을 위해 주식시장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홍준표 의원 주장에 “백번 공감한다”면서도, 국내 증시의 국제적 고립 가능성을 언급하며 실현 가능한 정책공약으로 경쟁하자고 제안했다.
유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홍준표 후보님께서 주식시장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한다”며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화끈한 공매도 금지를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홍 의원이 같은날 “주식 공매도 제도는 대부분 기관투자가만 이용하는 주식 외상 거래이고, 동학 개미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주식 거래제도”라며 “주식 공매도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공매도 제도는 외국인과 기관에 유리하고 반대로 개인투자자에게는 불리한 형태라고 지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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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유 후보는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상태에서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금지하면, 외국인들이 떠나 증시가 국제적으로 고립될 거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공매도라는 혹을 떼려다가 주식시장 악화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도 물었다.
대신에 주식시장에서 일정 상황이 생기면 공매도를 자동으로 금지하는 일종의 ‘차단장치’ 도입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겠다고 유 후보는 밝혔다. 뿐만 아니라 불법 공매도와 무차입 공매도를 끝까지 추적해 강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개인과 기관투자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격차를 줄여 개인투자자가 공매도에서 불리한 측면이 없게 공시제도도 개선하고, 나아가 사적 이익을 위한 거짓공시는 엄벌하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경제와 금융 정책은 단순하고 화끈하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며, “복잡한 국내외 현실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물음을 홍 의원에게 던지는 것으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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