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백신의 다양한 부작용 사례 통계 분석 나서야”
미국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호소하며 2차 접종을 기피하는 1차 접종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1차 접종자들이 2차를 접종하는 건 적절하지 않으며, 정부가 백신의 다양한 부작용 사례 통계 분석에 나서 국민과 의료진에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시스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총 32만3018건이다.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은 모더나 백신이 0.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얀센 0.58%, 아스트라제네카 0.52%, 화이자 0.36%다.
모더나 백신은 최근 북유럽 4개국이 심근염·심낭염을 이유로 청년층에 대한 접종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미국 FDA도 청소년 긴급사용 승인을 연기하는 등 안전성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선 그동안 공급 난항을 겪다가 최근 많이 접종되기 시작하면서 이상반응 호소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1차로 모더나를 접종한 사람은 2차 접종 때도 모더나 백신만 가능하다. 교차접종이 인정되는 경우는 1차 아스트라제네카에서 2차 화이자로의 교차밖에 없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접종 후 부작용 관련 청원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망, 뇌출혈 같은 중증 사례를 비롯해 탈모 등 다양한 부작용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13일엔 군산에서 40대 가장이 모더나 1차 접종 후 나흘 만에 숨졌다며 인과관계를 밝혀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50대 여성이 2차 접종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며 백신 부작용 증상을 적극적으로 살펴달라는 글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다양한 이상반응 사례에 대한 '국내 데이터'를 마련하는 동시에 2차 접종이 어려운 사람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정부가 인정하는 일반적인 이상반응은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지만 2차 접종을 기피하는 분들은 가슴통증이 심하거나 장기간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기력이 없어 식사를 할 수 없거나 부정출혈 혹은 발진이 심한 경우 등 정부가 인정하는 부작용 사례가 아니다. 수 주 간 장기 지속되는 분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상 검사를 받으면 이상 없다고 나오지만 당사자들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실제로 직장까지 그만두는 사례도 있다. 이분들은 2차 접종이 어렵다. 심장, 신경계통 부작용은 2차 접종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정부는 다양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사례에 대한 항목을 만들고 개선에 필요한 시간, 대처방법 등을 연구해 통계를 내야 한다. 부스터샷 선정에도 이런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을 완료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고려한 정책도 필요하다. 청장년층은 mRNA 백신을 1차만 접종하더라도 '백신 패스'를 인정하는 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고대 의대 백신혁신센터장) 역시 "하루에 2~3명은 백신 부작용으로 CT 촬영 등을 위해 전국에서 내원한다. 이분들은 2차 접종을 두려워한다"며 "질병관리청은 이상반응·효능 관련 국내 데이터를 만들어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문제가 된 후에야 움직이면 늦다"고 꼬집었다.
모더나 백신은 또 다른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인 화이자 대비 항원량이 많아 안전성 측면의 우려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모더나 백신은 항원량이 화이자 백신보다 3배 더 담긴 고용량 제품이다. 효능이 더 높지만 안전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으로 약효가 강하면 부작용 역시 강하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고용량 모더나 백신이 12~17세 소아청소년 접종 목적으로 허가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층에는 화이자 접종을 권고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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