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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대선 속 커지는 ‘제3지대’…안철수 몸값 어디까지 치솟나?

입력 : 2021-11-03 06:26:10 수정 : 2021-11-03 06: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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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안 대표, 여전히 고정지지층 확보하고
중도층에서 지지받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뉴스1

대선지형이 삼국전(三國戰)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일 '용광로 선대위'를 출범했고, 국민의힘은 5일 야당 후보를 선출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세 번째 대선 출사표를 던지면서 3·9 대선은 '다자구도'로 출발하게 됐다.

 

'제3지대'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안철수 대표의 샅바 싸움을 예고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내년 대선이 여야 양자 대결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제3지대 후보의 '몸값'을 계산하는 정치권의 셈법이 분주해지고 있다.

 

2일 야권과 뉴스1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전날(1일)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를 기점으로 '대선모드'로 전환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압박면접을 치른 후 3~4일 전당원투표를 통해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절차를 밟는다. 5일에는 대선 비전을 담은 정책 대담집을 출간한다.

 

안 대표가 대선후보 선출 일정을 국민의힘 본경선과 동일하게 잡은 배경에는 '몸값 키우기' 전략이 숨어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여론의 이목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에 집중됐을 때, 자신의 대권가도를 본격화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한다.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비판하면서도, 속으로는 컨벤션 효과 무임승차를 묵인하는 '양면 전술'을 취하고 있다. 본선 국면에서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탔을 때, 안 대표가 쥔 지지율 파이가 크면 클수록 야권에 유리하다는 계산에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의 대선 출마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상황이고, 우리 당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며 "(안 대표가) 몸값을 최대한 높여야 나중에 단일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안 대표도 '대선 완주'보다는 '정권교체'에 무게를 두면서 우회적으로 단일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는 이날 국민압박면접에서 '정권교체와 대선 완주 중에서 어디에 출마 가치를 두고 있는지'를 묻는 말에 "정권교체가 우선이다"라고 했다.

 

문제는 '제3지대 잠재력'이 심상찮다는 점이다. 제3지대 후보의 지지율이 유의미한 수준을 넘어 여야 후보를 위협할 만큼 높아지면 내년 대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대선이 '비호감 올림픽' 양상으로 전개되는 점은 제3지대에 유리한 대목이다.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등 여야 유력 후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제3지대 후보가 중도층을 흡수할 경우 단숨에 '유력 후보' 반열에 넘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철수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 간 '알력 다툼'도 여론의 관심을 제3지대로 모으는 관전 포인트다. 김 전 부총리 측은 지난 1일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안철수 때리기'에 집중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김동연 캠프 송문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정말 제3지대가 맞는가, 만약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가 주장하는 제3지대 내용은 무엇인가"라며 공세를 폈다.

 

송 대변인은 "안 대표가 이번에도 정치 계산을 하며 기존정치권에 합종연횡하는 방식으로 간다면 더이상 제3지대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치기득권 틀을 깰 제3의 새로운 세력은 바로 김동연 후보와 '새로운 물결'(가칭)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대표는 출마 선언을 하기 전부터 8~10% 지지율을 얻기 시작했다"며 "지난 19대 대선에서 안 대표는 21.31% 득표율을 얻었는데, 그때의 안철수 지지율이 지금도 거의 빠지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야당이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안 대표가 여전히 고정지지층을 확보하고 중도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만약 제1야당이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 지난 대선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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