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관련 변이유전자 지닌 사람, 황반변성 위험 30%↑”
“음주 습관은 ‘지도모양 위축’ 악화 위험이 3배 더 높아”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변이유전자, 황반변성과 무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서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인 ‘황반변성’(AMD). 이 질환은 백내장과 녹내장 등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힌다.
그런데 흡연과 음주가 노인 실명 1위의 안과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과 음주 습관과 관련된 변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황반변성 발생과 악화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4일 UP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의대 심혈관 전문의 발레리 알리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환자 1만6000여 명, 황반변성 말기에 나타나는 황반 중심이 손상되는 ‘지도 모양 위축’(geographic atrophy) 환자 약 3300명, 황반변성이 없는 1만8000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유전정보 자료를 분석했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면서 황반이 손상돼 시야의 중심부를 보는 시력인 중심시(central vision)를 잃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의 주요 증상은 시력 저하, 사물의 찌그러짐, 직선의 휘어짐 등이다.
연구팀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흡연·음주·당뇨병·고지혈증, 고혈압과 관련된 변이유전자를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으로 분석했다. 이는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연관이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연구 방법이다.
그 결과, 흡연 습관과 관련된 변이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황반변성 위험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한 음주 습관과 관련된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황반변성이 ‘지도 모양 위축’으로 악화될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았다.
하지만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등과 관련된 변이유전자는 황반변성 위험 증가와 연관이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황반변성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10명 중 한 명꼴이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연령층의 황반변성 환자가 2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안과학’(JAMA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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