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보도자료 내용 달라 의문
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6일(현지시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했다. 만남 후 외교부는 “종전선언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미 국무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을 뿐 종전선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최 차관과 셔먼 부장관의 한·미 외교차관 회담과 관련해 17일 보도자료에서 “양 차관은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방안에 대해 각 급에서 소통과 공조가 빈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외교차관 회의는 올해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차관은 60여분간 한·미동맹과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한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 국무부도 회담 후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보도자료를 냈다.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과 최 차관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및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한·미·일 협력이 21세기의 국제적 도전 대응에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외교부 보도자료에는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선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아예 빠진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 추진을 제안한 뒤 그에 대한 미국 측의 법률 검토가 덜 끝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양국의 견해차 탓에 미국이 최대한 말을 아끼려는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종전선언에 관해 한·미가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한·미 간에 이견은 없다는 입장이다. 최 차관은 지난 14일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의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현지시간으로 17일 한·미·일 차관협의회에 이어 한·일 차관회담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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