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과세 논란 종식 등 서둘러야
작년보다 최대 3배까지 높인 종합부동산세 때문에 세금폭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종부세의 과세대상이 100만명으로 전체 국민의 2%에 불과해 대부분의 국민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유주택가구수를 기준으로 보면 8.5%가 종부세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부세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세율을 단기간에 너무 급속히 높였다. 작년에 비해 종부세율은 개인 1주택자의 경우 평균 15% 인상했으며, 조정지역 내 2주택 이상인 경우 평균 90% 높였다. 조세정책의 기본원칙은 납세자가 부담할 수 있는 소득범위 내에서 과세해야 한다.
정부는 보유세인 종부세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주장하지만 조세 부과는 세율뿐만 아니라 기준가격과 감면폭 등도 함께 봐야 한다. 미국은 보유세의 기준가격을 최초 구입가격으로 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가에 근접한 공시가격으로 과세하고 있어 기준가격이 매우 높다. 여기에 보유세율은 비록 낮지만 자본이득세인 양도소득세율은 매우 높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양도차익의 20∼30%를 부과하는 데 비해 우리는 최대 83%를 과세한다. 이렇게 보면 보유세율만으로 선진국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조세 저항과 조세 회피를 불러올 수 있다. 과도한 조세 부과는 어느 나라나 조세 저항이 거세지고 또한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게 된다. 지하경제가 커지거나 외국으로 자본이탈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외환규제를 하더라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통해 외국으로 자본이탈이 가능하다. 중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이유인 것이다. 우리도 5만원권 회수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세금이 높아질 것이 예상되면서 지하경제가 커지는 등 조세 회피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북한과 대치하는 등 안보위협이 큰 국가에서 과도한 조세 부과는 조세 회피와 자본이탈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공정과세라는 종부세의 목적도 달성하기 어렵다. 종부세는 세수 증가, 부의 불평등 완화, 그리고 주택가격 안정 등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세수는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공정과세로 부의 불평등을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다주택자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저가의 다주택자에게는 고율의 과세를 하고 초고가 주택보유자에게는 1주택이라는 명목으로 낮은 세율에 80%의 감면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도 역부족이다.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저금리로 과도한 시중 유동성과 주택공급 부족 등이 있는데, 이러한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조세정책만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종부세가 없었던 역대 정부에서도 주택가격이 낮았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종부세는 재산세와 더불어 이중과세의 문제가 있으며, 양도소득세는 가구별 과세를 하는 데 비해 종부세는 개인별 과세를 하는 등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종부세의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종부세와 재산세를 통합해서 이중과세 논쟁을 종식하고, 종부세율을 점진적으로 조정해 조세 저항과 조세 회피를 줄일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급격한 정책보다는 납세자가 예상 가능한 정책을 수립해야 정책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보유세인 종부세율을 높이면 자본이득세인 양도소득세도 선진국 수준을 고려해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과 같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모두를 높이는 정책은 조세 회피뿐만 아니라 경제활력을 떨어뜨려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필수재인 주택가격의 과도한 상승은 임금을 올려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켜 한국경제의 사회주의 경향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저금리로 늘어난 유동성과 주택공급의 부족,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인프라 미흡으로 서울 주택 수요의 증가 등에 있다. 정책당국은 종부세제를 개선해 공정세정을 구현하고 주택가격 상승의 올바른 원인을 해소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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