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교체 투입된 日 구보 극장골
마요르카, AT마드리드에 2-1 승
7경기 무승 끊고 리그 12위 도약
한국축구 최고의 ‘영건’으로 꼽히는 이강인(20·사진)은 올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유스시절부터 함께했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출장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자 재능에 목마른 중하위권팀 마요르카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이를 받아들였다. 이 도전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리그 초반 적응기를 거쳐 주전으로 올라섰고, 몇 경기 지나지 않아 팀 공격의 지휘자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다만, 성과가 아쉬웠다. 빈약한 팀 공격력으로 팀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일이 계속됐다. 동료들의 도움이 조금만 있었다면 이강인이 한층 더 빛날 수 있었기에 많은 국내 축구팬들이 아쉬워했다.
이런 이강인이 동료들의 도움 속에 디펜딩챔피언을 꺾는 인상적인 경기를 만들어냈다. 마요르카는 5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1~2022시즌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장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날 마요르카는 강호와의 원정경기를 맞아 일단 무승부를 노리며 수비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 전략은 후반 23분 AT마드리드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완전히 어그러졌다. 이제 동점을 위해 공격에 나서야 했고, 이 선봉에 이강인이 섰다. 세계 최강수준의 AT마드리드 수비를 상대로 특유의 유연한 드리블과 센스 있는 패스와 킥으로 맞섰고, 결국 동점골을 이끌어냈다. 후반 35분 프리킥 상황에서 절묘한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올려놨고 수비수 프랑코 루소가 이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 골은 이강인의 도움으로 기록됐다. 9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시즌 첫 골을 넣고, 10월23일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도움을 1개 추가한 이후 약 5주 만에 나온 공격포인트다.
이강인은 동점골이 나온 5분 뒤 수비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마요르카로서는 원래 목표였던 무승부를 다시 노리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이미 이강인이 만들어놓은 기세가 워낙 거셌다. 이 기세를 바탕으로 역전골이 나왔다. 후반 29분 교체로 투입된 일본인 공격수 구보 다케후사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구보는 하프라인을 조금 넘어선 지점에서 공을 잡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들었고 침착하게 왼발로 차넣어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강인은 극장골이 터지자 동갑내기 친구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안기며 환호했다. 이로써 마요르카는 소중한 승점 3을 추가했다. 10월 초 레반테를 1-0으로 꺾은 이후 이어진 7경기 무승(5무2패)의 나쁜 흐름도 끊어내고 4승7무5패 승점 19로 리그 12위에 올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