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영산강 보 해체 결정 등 대상
관련단체 청구한 17개 항목 중 5개
감사결과 단기간에 나오진 않을 듯
여야 대립으로 번질 가능성 점쳐져
감사원이 문재인정부가 이른바 ‘4대강’ 중 금강과 영산강 일부 보의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린 과정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정치권에선 감사원의 이번 감사 착수가 지난해 ‘월성원전 감사’ 때처럼 여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감사원과 4대강국민연합(4대강연합) 등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4대강연합이 올해 2월 낸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검토한 끝에 일부 내용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이런 결정을 4대강연합 측에 회신 형태로 알렸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이 4대강연합 대표를 맡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국책 사업이었다.
감사원은 4대강연합이 청구한 17개 항목 중 5개 항목에 대해서만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감사는 5개 보의 처리 방안을 제안한 환경부의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제대로 법적 근거를 갖췄는지 여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기획위원회가 법적 근거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감사원 판단이 내려질 경우, 보 해체·상시 개방 결정의 정당성도 훼손될 수 있다.
감사원은 아울러 당시 환경부가 수질 개선 여부와 편익을 산정할 때 수질 비교 대상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방침이다. 수질·수생태의 환경가치 추정방법이 적정했는지, 법령상 규정된 수질지표를 제대로 반영해 평가지표를 세웠는지 등도 감사 대상이다. 감사원은 보 해체·상시 개방 결정이 무리했다는 주장 등 12개 항목은 종결 처리했다.
다만 월성원전 감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감사 역시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성원전 감사는 국회의 감사 요구가 접수된 지 1년이 지나서야 결과가 발표됐다.
앞서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올해 1월 금강·영산강 5개 보의 처리 방침을 최종 결정했다.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4대강연합은 “문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려고 멀쩡한 보의 철거를 결정했다”며 지난 2월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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