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국가 한국은 北과 달라”

세계 최고의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북한이 한국 비판에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 오징어 게임 등 재미있는 드라마와 방탄소년단(BTS)의 멋진 노래 등 이른바 K팝으로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반면 북한은 그런 우수한 콘텐츠를 하나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처럼 뭔가 세계 문화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면서 그저 한국을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된 북한을 두고 ‘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미 테리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현대차·국제교류재단(KF) 한국 역사·공공정책 연구센터’ 센터장은 15일(현지시간) 자체 대담 영상에 출연해 “북한이 남한 체제 비판을 위해 오징어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미 테리 센터장은 한국계 미국인 안보 전문가다.
그는 영상에서 “한국 문화가 말 그대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며 “오징어 게임이나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한국에서 소득 불평등은 심각한 문제”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은 성명 등에서 보다시피 ‘오징어 게임이 남한의 참상을 보여준다’면서 체제 비판에 드라마를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수미 테리 센터장은 “그러나 한국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발전해 정부 비판이 가능하고, 정부 역시 북한이나 중국과 달리 이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오징어 게임 제작 같은 훌륭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나라인 반면 북한은 그런 드라마를 만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후진국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수미 테리 센터장은 ‘한류가 북한의 개방에 영향을 미칠까’란 질문에 대해 “북한은 철저한 폐쇄 사회”라면서도 “그러나 (북한) 체제가 아무리 문을 닫아 걸어도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통해 원치 않는 정보들이 흘러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이 같은 방식으로 유입되고, 북한 주민들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노래를 듣기 위해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있다”며 “내가 만난 모든 탈북자들은 나보다 훨씬 한국 드라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북한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종종 ‘한국은 오징어 게임과 BTS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키고 있는데 북한은 대체 한 게 뭐가 있느냐’고 질문한다. 세계 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해 기여한 바 없는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존재의 가치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미 테리 센터장은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뉴욕대에서 정치학으로 학사학위를, 터프츠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1∼2008년 중앙정보국(CIA)에서 한국 문제에 관한 선임 분석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민주당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및 국가정보위원회(NIC) 등에서 한국과 동아시아 관련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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