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이 올해 실적 상승과 내년 호조 지속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지속에 따른 비대면 확산 등의 영향으로 탄탄한 실탄을 확보한 이들 회사가 내년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에 힘입어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2022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호황은 이 회사가 역대 처음으로 전체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여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보통 비수기로 꼽히는 이번 4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4분기는 각 제조기업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 발주를 축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 분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수급도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실적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9조원 후반대로 점치고 있다. 이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내년 전망도 긍정적이다. 우선 내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의 전망부터가 밝다. 이날 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2022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8.9% 증가한 6443억달러로 추정된다. 또 국내 반도체 산업은 공급망 불안 등 리스크가 존재하나, 위드 코로나로 인한 세계 시장의 완만한 성장에 힘입어 수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은행은 “내년에 D램 가격의 점진적인 회복 기대,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의 투자 재개, 파운드리 매출 증가, DDR 교체 수요 등으로 메모리 및 비메모리 동반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수혜 덕에 사상 첫 전체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삼성전자의 2022년 매출액을 각각 304조원, 302조원으로 예측한 상태다.
글로벌 기업 간 각축이 치열한 비휘발성 메모리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현재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4.5%)가 독보적인 1위다. 그 뒤를 일본 키옥시아(19.5%), SK하이닉스(13.6%), 미국 웨스턴디지털(13.0%), 마이크론(9.9%), 인텔(5.9%) 등 5개 기업이 경쟁한다. 이 중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1.3%에서 네 분기 연속 상승하며 13.6%까지 올라섰다. 이는 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점유율이다.
소비자가전 분야에서는 LG전자가 ‘4분기 고비’를 지나는 중이다. 4분기 실적에 따라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매출 세계 1위를 달성하느냐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LG전자 생활가전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월풀에 2조원 이상 앞서 있다.
다만 LG전자는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월풀을 앞서다가 마지막 분기에 덜미를 잡혔다. 미국이 주력 시장인 월풀이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대규모 연말 유통 행사를 통해 매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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