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건희 ‘난 모르겠는데 원하니까 사과해줄게’ 식… 국민 불편”

전날 尹이 李를 ‘중범죄 혐의자’ 지칭한 데 대해선 “특수부 검사들 특징,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어줄 수 있다고 믿는 무소불위 특권의식 같은 것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소멸대응특별법안 국회발의 간담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허위 경력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에 대해 “국민들 보시기에 불편하겠다”라고 논평했다.

이 후보는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있는 대로 다 내놓고 사과를 할 때는 뭘 잘못해야 사과하는 거지, ‘여하튼 내가 모르겠는데 사과를 원하니까 해줄게’ (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나도 사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 이 국가의 운명, 국민 삶을 통째로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는 것 아니냐”고 물으며 “그 권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무한 검증해야 되는 건 맞다”고 힘줘 말했다.

반면 이 후보는 ‘김씨는 사과했는데 이 후보의 장남 동호씨는 불법도박 등 의혹 관련해 사과하지 않았다’는 일각의 지적엔 “대통령 부인은 공적 존재고, 대통령 아들은 성년인데 남”이라고 구분지었다.

그는 “(윤 후보의) 부인은 나와서 사과했는데 (내) 아들은 직접 나와서 해야 되는 것 아니냐 했는데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 같다. 누가 주장한다고 진실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영부인’이라는 호칭과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발힌 데 대해선 “본인에게 생긴 (아내 리스크) 문제를 덮기 위해서 제도를 없애버리겠다? 납득이 안 된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퍼스트 레이디’라고 하는 게 그냥 ‘폼’으로 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연합뉴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윤 후보가 자신을 ‘중범죄자’라고 일컬은 데 관해 “일국의 대통령 유력 후보가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가 있나”라며 “특수부 검사 출신이라 단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맞받기도 했다.

그는 “(그 발언 당시) 윤 후보가 당황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지나친 말을 한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윤 후보는 전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토론 제안에 “중범죄 혐의가 확정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후보가 물타기를 시도하려 정치공세적으로 제의하는 토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특수부 검사들 특징 중 하나가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어줄 수 있다고 믿는 무소불위 특권의식 같은 것이 있다”고 꼬집으며 “아무런 근거 없이 (중범죄자) 표현한 것을 보면 특수부 검사의 묘한 특성이 나온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윤 후보의 토론 거부에 관해 “민주주의 요체는 다름을 인정하는 거다.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국민에게 드려야 한다”면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