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방식따라 지지율 편차 커
전문가 “아직 대세론 논하기엔 일러
설 연휴까지 40%초중반 돼야 안정권”
與 “尹서 등 돌린 3~4% 잡아야 승기”
4일 국가비전 제시… 6일엔 경제 공약
추미애, 이준석 세월호선장 비유 논란
대다수 신년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서나갔지만, 골든크로스가 아닌 ‘데드크로스’라는 진단이 힘을 얻으면서 이 후보로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설 연휴 여론조사에서 40% 초·중반대에 올라서면 안정적인 지지층을 확보한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이 후보와 선대위는 설 연휴 전까지 공격적인 경제 정책 행보로 중도층에 구애할 계획이다.
3일 정치권에선 이 후보의 지지율이 조정 국면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에 따라 10%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지난 1일 전후로 발표된 주요 매체의 신년 여론조사를 비교한 결과, 이 후보는 TV조선·조선일보·칸타코리아(12월28∼29일 조사, 31일 발표) 조사에선 32.4%를, 헤럴드경제·KSOI(12월27∼28일 조사, 30일 발표) 조사에선 42.9%를 기록했다. 유무선 비율, ARS와 전화면접 등에 따라 진영 결집도가 달라지는 점을 감안해도 격차가 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국 거의 모든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 또는 밖에서 앞선 지지율을 얻었다 해도, 대세론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앞으로 (대선까지) 2∼3번 정도 변곡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향후 주요 변수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여부, TV토론 후 부동층 움직임 등을 언급하며 “2주 전 여론과 지금도 많이 다르다. 앞으로 60여일 남았으니 두세 차례는 출렁임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대세를 굳히려면 여론조사에서 지속해서 40% 초·중반대 지지율을 기록해야 한다고 봤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지지율이 45%가 넘어가면 양자구도든 다자구도든 상관없이 대세론으로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자구도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에 비춰보면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41% 득표율을 상회하는 지지율을 연이어 기록할 때 대선판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선 데드크로스가 진정한 골든크로스로 거듭나기 위해 이 후보 본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캠페인을 시작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설 전후로 윤 후보에게서 빠져나온 지지층의 한 3∼4%라도 흡수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와 선대위는 대선 승패를 좌우할 1월 한 달간 주 1회 이상 정책 발표로 이슈를 선점하고 지지율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저성장·기후위기 등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위기를 진단하고 극복 비전을 제시하는 데 이어 6일엔 기존의 경제성장 전략을 묶어 발표하는 ‘메가 공약’ 정책 발표를 진행한다.
한편,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동명인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홀로 탈출해 살았다고 언급하며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가만히 있으면 대선을 이길 것’이라고 했다. 기시감이 든다”며 “가만히 있으면 후보도 국민의힘도 가라앉을 것”이라고 비꼬아 논란이 일고 있다.
◆상승세 탄 安 ‘尹 때리기’ 집중… “법률가 리더십으로 미래 못 봐”
최근 지지율 두 자릿수를 돌파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거대 양당 후보의 빈틈을 비집으며 상승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안 후보의 부상이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고 ‘제3지대 돌풍’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는 3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해 “법률에 따라 과거에 대한 응징을 하는 법률가 리더십으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초동과 대장동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라며 “기득권에 빠져 있는 안이한 사고와 관점, 영혼 없는 리더십으로 위기는 결코 돌파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양당 후보를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비호감 각축을 벌이자 이들과 차별화를 꾀하며 이탈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를 앞서는 골든 크로스와 관련해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그 시점을 설 전, 이달 중으로 전망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보다 범보수 단일 후보로 더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JTBC·글로벌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단일화 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안 후보는 41.4%의 선택을 받으며 윤 후보(30.6%)를 앞섰다. 다만, 후보 단일화에 찬성하는 답변자와 정권교체를 원하는 답변자로 범위를 좁힐 경우 윤 후보가 더 큰 지지를 받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올라 선거구도를 다자구도로 재편하는 변수가 될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의 상승세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연이은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특정 지역과 세대를 고정 지지층으로 확보하지 못해 지지율에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중앙일보·엠브레인리퍼블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 지지층의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18.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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