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7일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대통령 선거 출마의 뜻을 접는다.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저를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저와 뜻을 같이해주신 지지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성찰하며 조용히 살겠다”고 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지난해 11월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두 달 만의 사퇴다. 손 전 대표가 대선에 도전장을 낸 것은 지난 17·18·19대 대선에 이어 네 번째였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제 폐해는 극복돼야 한다”며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G7(주요 7개국)으로, 나아가 G5(주요 5개국)로 도약하고 새로운 중심국가가 되려면 정치도 선진화돼야 한다. 87년 체제를 극복하고 7공화국 건설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퇴 배경에 대해 그는 “국민들이 아직 대통령제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내각제에 대한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너무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본연의 자세인 의회 중심주의로 가야 한다”며 “양당제 싸움의 정치를 벗어나 다당제로 연립정부를 이뤄 정치적 합의를 이루고 정책적 연속성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대선 상황과 관련해 “대선이 우리나라 미래 비전을 제대로 담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선 막판으로 들어가는데도 (후보들이) 아직도 개인사·가정사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 전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뵐 낯이 없지만 저와 여러분이 국민 향해 외친 목소리는 헛되지 않다”며 “당락은 하늘에 맡기지만, 우리나라가 갈 길을 알리고 설득하고 호응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뜻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