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22일 중 첫 1분 1초를 부산에 쏟아부었다. 대륙과 대양을 연결하는 물류의 중심지, 부산에서부터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을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또 취약지인 부산을 가장 먼저 찾음으로써, 부산·울산·경남(PK) 민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후보는 14일 오후 11시 56분께, 부산 영도에 있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았다. 이 후보는 센터장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중간중간 “해양 운항기록을 폐기하는 주기가 어떻게 되는가”, “위성 GPS나 해도, 암초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관제 업무에도 활용하는가”라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설명을 듣기 전에는 “‘VTS’라는 말을 들으니 2014년 세월호가 떠오른다“며 잠시 눈을 감기도 했다. 배석한 윤성현 남해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세월호처럼 선박이 갑작스레 유턴할 경우 경보가 울리고, 관제사가 모니터링을 지속, 이상한 항로로 가지 않도록 주의를 내리기도 한다”는 설명을 듣자 “여기서도 확인이 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후보는 해상에 정박 중인 화물선·컨테이너선 선장, 해상 감시 근무 중인 해경 함정 함장과 직접 통화를 하기도 했다. 화물선 선장이 6개월간 배에 있었다고 하자 이 후보는 “가족들이 보고 싶으시겠다”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라고 위로했다. 컨테이너선 선장이 “항상 응원하고 열렬히 지지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히자 “감사하다. 빈말 아니죠?”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1009함 함장에게는 “열심히 근무해주셔서 국민도 안심하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다. 감사드린다”라고 위로를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방문에 대해 “한때 피난민의 도시였고, 지금은 잠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륙과 해양을 통해 뻗어가는 국제도시로 성장한 도시”라며 “대한민국 경제가 확실히 살아나고, 대양과 대륙을 뻗어 나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나아가자 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희망과 기회가 넘치는 나라, 증오와 갈등이 아닌 공존과 협력, 연대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잘해낼 자신이 있다”고 호소했다.
또 VTS와 관련해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그 기록이 남은 곳이 VTS라 갑자기 떠올랐던 거 같다”면사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쌀인 관제정보가 관리되지 않고 폐기된다는 사실, 빅데이터를 이용한 스마트 관제가 아직 되질 않아서 국가가 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 지지자들이 400여명이 관제센터를 찾았다. 이 후보는 이들을 상대로 한 즉석연설에서 “부산이 좋다. 바람도 좋고, 조금만 나가면 바다다”라며 “저 바다를 건너면 전혀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파도도 이겨야 하고 세월도 견뎌내야 한다. 22일간 선거운동도 거대한 바다를 건너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거론하며 “두 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자부심을 가진 부산시민들이 그 자부심으로 3월 10일 새로운 태양을 띄워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15일 오전 부전역에서의 첫 유세를 마친 뒤 경부선을 따라 대구·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어 저녁에는 서울에서 이낙연·정세균·송영길·추미애 등 선대위원장단이 총출동하는 출정식 차원의 통합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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