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전날 유세 차량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인해 16일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안 후보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공식 선거운동 첫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안 후보는 "사고 수습에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 24분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터미널 인근에 정차해 있던 국민의당 유세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 A씨(57)와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대위원장 B씨(64)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119구급대가 출동한 당시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들이 밀폐된 버스 안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하며 가스 누출 원인 등 정확한 사망 요인을 조사 중이다.
같은 날 안 후보의 강원도 원주 유세 차량 안에서도 정차 상태에서 운전기사가 쓰러져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은 전국에 운영 중이던 18대의 유세차량 운영을 모두 중단했다.
안 후보는 전날 밤 유세 도중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천안을 찾았다.
그는 시신이 안치된 충남 천안의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을 잇따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만나 위로했다.
안 후보는 버스 운전기사 A씨의 시신이 안치된 천안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한 뒤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가 없다"며 "사고 수습에 저희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그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16일 오전 2시 45분 경 병원을 떠났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캠프 회의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현재 선대위는 후보를 포함한 모든 선거운동원의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상임선대위원장은 "유세차량 관련사고로 두 분이 사망하고 한 분이 병원에 입원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국민의당은 코로나 시대에 맞는 유세차 운영방안 중 하나로 45인승 버스에 후보 로고송이나 영상 전송할 수 있는 LED 전광판을 장착한 래핑 유세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업체는 버스에서 발전기를 통해 LED를 틀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을 열고 운행해야 한다고 했다"며 "사고가 난 유세버스는 정차 중 LED를 틀고 추위 때문에 문을 열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사고가 난 걸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최 상임선대위원장은 "지금은 돌아가신 분과 입원하신 분들을 애도하고 쾌유를 기원하는 일이 가장 큰 일"이라며 "지금은 당에 부담이 되는 것을 크게 생각할 여유가 없다. (선거운동) 재개나 이런 건 상황을 보고 최종적으로 선대위를 열어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사고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국민힘은 이날 율동과 로고송은 배제한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유세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