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소득세 3000원 비결은 ‘셀프기부’… 재산 증식도 의문

국가혁명당 “허경영 2021년 수입 26억… 당에 29억 기부”
기부금 공제 자체는 합법… 공익 목적 맞는지는 의문
사실상 소득 없었는데… 토지 2만평, 현금 30억원 증가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선 후보가 지난해 재산이 190억원 늘어나는 동안 소득세는 3000원만 납부했다는 본보 보도 후 논란이 일자 허 후보 측은 정치자금 기부로 인해 공제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거액을 자신이 만든 당에 기부해 본인 선거비용으로 충당했다는 이유로, 수십억원대의 소득을 올리고도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 것은 기부금 공제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후보 본인의 재산이 막대한 규모로 늘어나게 된 경위 또한 여전히 의문이다.

국가혁명당은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에 기부한 금액을 제외한 소득세 항목 납세가 3000원이라는 세무당국의 절차에 따라 단 1원의 탈세도 없이 납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허 후보의 수입은 총 26억원에 달하는데, 국가혁명당에 29억원을 기부하면서 공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앞서 16일 본지는 허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지난해 재산이 264억136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91억원 이상 불어났지만, 같은 기간 소득세는 15억2834만원에서 3000원으로 급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가혁명당의 설명에 따르면 허 후보는 정치자금 기부금을 ‘필요경비’로 산정, 자신의 소득세에서 공제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필요경비는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한 일종의 경비로, 세액에서 제외되는 비용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사업소득자에 한해 정치자금 기부금을 100% 필요경비로 인정하고 있다. 사업 자체와 무관한 기부금을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이유는 기부 문화를 활성화하고 더 많은 이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목적이다.

세법 전문가들은 허 후보측 설명대로라면 합법적으로 소득세를 낸 것은 맞지만, 제도의 취지 자체에 맞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의 경우, 일반적인 기부와 달리 사실상 본인의 선거 비용을 본인이 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세무사는 “허 후보의 소득세 공제 자체는 법 테두리 이내에서 이뤄진 것은 맞다”면서도 “기부금 공제 제도의 당초 취지나 국민 정서에 비춰볼 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간 수입(26억원) 전부를 자당에 기부(29억원)했음에도 허 후보 개인 명의 재산이 늘어났다는 점 또한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허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은 1년 사이 190억원 이상 증가했다.

허 후보가 운영하는 법인 두 곳의 주식 평가액을 제외하더라도, 토지와 현금 재산이 모두 급증했다. 경기 양주시 일대에 허 후보가 보유한 토지는 2020년 1만3300여평에서 지난해 3만4000여평으로 늘어났고, 토지 가액 또한 129억8534만원에서 182억5098만원으로 올랐다.

현금과 예금 또한 14억5153만원에서 45억5040만원으로 30억원가량 증가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2009년식 롤스로이스 팬텀 승용차 외에도 지난해 같은 기종의 2021년식 차량을 새로 리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명진 국가혁명당 공보실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허 후보) 개인 수입이 됐든, 법인 수입이 됐든 다른 수입으로 토지 등을 산 것”이라면서 “주로 법인 명의로 샀을 것 같은데 확실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