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국립대 9곳 중 7곳 성공 따라
설명회 열어 내부 의견수렴 나서
학생들 “학내 민주주의 절차 무시”
구성원들 반발 따라 진통도 클 듯
대전지역 국립대학이 학령인구 감소와 우수 인재의 수도권 유출로 위기감이 커지자 ‘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22일 지역교육계에 따르면 충남대와 한밭대 총장은 최근 학내 구성원들에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통합 모델을 고민 중’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했다.
충남대는 지난주 공과대학을 시작으로 23일 문과대학 등 단과대 순회 설명회를 갖는 등 의견 수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밭대도 앞으로 충남대와 통합 관련 공청회를 열기로 하는 등 내부 의견 수렴에 나선다.
두 대학의 통합 추진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입학자원이 급감하고 지역인재 쏠림 현상으로 지역대학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대학 인프라 확충, 신입생 충원, 연구력 강화 등 ‘규모의 확장’을 통해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재돼 있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입장문에서 “최근 도래하는 위기 속에서 대학 발전과 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통합이란 모델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중요한 건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대학 구성원의 충분한 이해”라고 밝혔다.
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 2040년 대학입학 가능 인구는 현재보다 18만명(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거점 국립대 9곳 중 충남대와 충북대를 제외한 7곳이 모두 통합에 성공했다는 점도 충남대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2006년 부산대는 밀양대, 강원대는 삼척대, 전남대는 여수대와 통합했고, 2008년엔 전북대와 익산대,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통합이 이뤄졌다. 지난해엔 경상대와 경남과기대가 합쳤다. 통합에 성공한 일부 대학은 지역 교대 등과 추가 통합 논의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는 충북대(2005년), 공주대(2006년), 공주교대(2011년) 등과 통합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대학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학생들은 두 대학 총장 간 통합 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전 공청회 등 학내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최근 충남대 총학생회는 “3월 두 대학 간 통합 논의 업무협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현재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23일 설문조사 결과를 대학본부에 전달하고 학생 대표자들과 총장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현섭 충남대 기획처장은 “대학 간 통합은 대학 규모의 확장으로 대학 사업이나 연구력 강화와 직결된다”며 “명문대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합리적 시도이며, 구성원들의 이해가 바탕이 되면 논의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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