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토피피부염은 알레르기로 인한 만성 재발성의 습진 질환이다. 주로 시행되는 1차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이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이 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는 이런 치료가 잘 듣지 않거나, 부작용 때문에 장기간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아 시기에 첫 발생하는 아토피피부염의 특성은 먼저 피부병변이 나타나고 이후 긁게 되는 것이지만, 수년 지속되어 만성이 된 아토피피부염의 특성은 다르다. 피부병변이 미처 번지기 전에 심한 가려움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는 광범위하게 심하게 긁고, 이로 인해 피부병변이 심해져 2차 감염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심한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이 만성화되면서 말초 피부뿐 아니라 대뇌까지 신경이 과민한 상태가 되기 때문으로 자율신경계와 인지 부분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은 외부자극, 손상된 피부 장벽, 피부염증 등으로 유발될 뿐만 아니라 신경의 감각에 의해서도 심한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염증을 낮춰주는 치료뿐 아니라 교감신경과 가려움 인지의 과민함을 낮춰주는 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만성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핵심이다.
이런 경우 한방치료법이 대안으로 많이 고려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피부과 김민희 교수(사진)팀은 ‘아토피피부염과 자율신경계의 상관관계 대한 국제논문’ 연구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있음을 보고한 바 있다.
침 치료는 이러한 교감신경계의 과활성을 낮춰주는데 매우 효과적인 치료로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있다. 한약 치료 또한 알레르기와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소풍산, 보중익기탕과 같은 한약을 썼을 때 피부 증상 점수가 낮아지거나 스테로이드 사용량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고, 최근에는 한약이 장내미생물과의 상호작용으로 장점막면역층의 방어를 높이는 효과에 대한 보고도 나왔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아토피피부염 한방치료 프로그램 운영 결과 입원 전의 평균 아토피 증상 점수는 60.63, 퇴원 당일에는 37.37로 약 40% 감소돼 한방 입원치료가 급성기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킨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민희 교수는 “가려움증이 심한 만성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에 국한된 관점이 아닌 전신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양방치료를 해도 낫지 않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한방치료를 꼭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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