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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긴 터널 지나… K팝 콘서트 봄날 맞을까

입력 : 2022-03-14 19:43:52 수정 : 2022-03-14 19: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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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공연계 훈풍 기대감

업계, 코로나로 2년간 2200억 피해
BTS 지난주 사흘 동안 실외 콘서트
4만5000명 몰려 팬데믹 이후 최대
다른 가수들도 줄줄이 공연 대기 중
인원 제한 완화돼 활기 찾을지 관심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이 열린 지난 10일 무대에 오른 멤버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흘간 4만5000명의 관객이 모인 이번 콘서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빅히트 제공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어둠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벚꽃이 피나봐요. 이 겨울도 끝이 나요.” (방탄소년단 ‘봄날’ 중)

지난 2년은 지독히도 어둡고 추웠다. 서로 마주할 수조차 없는 팬데믹 사태에 긴 겨울은 더 외롭고 혹독했다. 세계는 여전히 길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분명 봄빛은 찬찬히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열린 방탄소년단의 서울 콘서트는 ‘아미’가 아닌 이들에게도 의미가 남달랐다. 리더 RM의 말처럼 “역사에 남을 콘서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중단됐던 국내 대규모 콘서트가 2년 반 만에 재개된 것이다.

10·12·13일 사흘 동안 모인 관객은 4만5000명. 세계적 팝 아이콘으로 부상한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놓고 보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린 콘서트로는 최대 규모다. 팬데믹 기간 대중음악 콘서트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 공연은 지난해 12월 각각 열린 나훈아와 NCT127의 콘서트로, 각 5000명 수준이다. 약 3개월 만에 3배 이상 규모가 커진 만큼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기점으로 대중음악 공연 업계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콘서트 업계는 코로나19 직격탄을 정면으로 맞은 분야 중 하나다. 14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인한 업계 피해액은 2200억원이 훌쩍 넘는다.

그나마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콘서트가 재개됐지만 실질적으로 수익과 직결되는 대규모 콘서트는 전무했다. 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공연 결산 자료’에서 지난해 콘서트 티켓 판매금액은 641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9년 2472억원의 25.9%에 불과한 수준으로, 연극(50.4%), 무용·전통예술(52.6%), 뮤지컬(77.3%), 클래식·오페라(128.6%) 등 공연 장르를 통틀어 회복세가 가장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더딘 회복세이긴 하나 업계는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분수령이 돼 공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을 계기로 정부의 인원 제한과 관련한 지침이 완화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비정규 공연시설에서 관객 300명 이상 콘서트를 개최하려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자체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당해 시설 수용가능 인원(좌석 수 기준)의 50% 이내, 실내시설의 경우 최대 4000명 이내에서 공연이 열려왔다.

그러나 문체부 측은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가 실외 단독공연이라는 점에서 인원 제한을 완화해 공연장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수용가능 인원(6만5000석)의 23% 정도인 회당 1만5000명으로 승인했다.

대규모 공연 개최의 길이 열린 만큼 대중음악계는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 이후 국내에서도 대형 콘서트들이 잇따라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김준수, 레드벨벳, 이승철, 이문세, ‘내일은 국민가수 TOP10’ 전국 투어, 트레저, ‘싱어게인2 TOP10’ 전국 투어 등의 콘서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대중음악 업계는 다른 분야에 비해 다소 엄격한 규제를 받아왔던 터라 대면 콘서트 관련 회복이 더뎠던 것이 사실”이라며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안전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데 이번 공연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번 공연에서 지침이 대폭 완화된 것을 보면 이제 정부에서도 대중문화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사실상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기획사의 경우, 앞으로도 온·오프라인 콘서트를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온라인 콘서트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2020년 4월 K팝 최초로 열었던 ‘비욘드 라이브’ 랜선 유료 콘서트는 첫 공연에서만 25억원을 벌어들였고, 방탄소년탄이 2020년 10월에 개최한 랜선 콘서트 ‘맵 오브 더 소울 원’은 티켓값만 491억원에 달했다.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도 역시 대면 공연과 함께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라이브 뷰잉’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공연’으로 진행돼 전세계 246만5000명이 참여할 수 있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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