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부 전산망 재구축 과정서 보안사고 발생 가능성도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으로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업무 효율성을 위해 수십년 동안 군사안보 관련 기능을 용산에 집결, 보완 및 유지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런데 관련 기능을 다시 분산하면, 업무 추진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늘어나 국방부의 핵심 기능인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약화할 수 있다.
역대 합참의장들이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청사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을 우려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종환 전 합참의장 등은 전날 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에 “청와대 집무실로 국방부 청사를 사용할 경우 적에게 우리 정부와 군 지휘부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목표가 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역대 합참의장 19명 중에서 고령 등의 이유로 대외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 전 합참의장들은 “대통령 집무실은 국가지휘부의 상징이며 국가안보의 최후보루로서 이전은 국가의 중대사인만큼 속전속결로 밀어붙여선 안된다”며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군을 통수한다고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만큼 이전 과정에서 군심과 민심이 흔들리지 않을 혜안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군 내부 전산망(인트라넷)을 옮겨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해킹 등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해킹 방지를 위해 인터넷망과 분리된 인트라넷은 국방부와 합참의 업무에서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국방부와 합참, 주한미군을 연결하는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를 비롯한 지휘통제체계도 영향을 받는다. 한반도 유사시 일선 부대의 움직임을 실시간 통제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을 갑작스럽게 이전·재구축하면 해킹, 오작동 등의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된다.
이전에 따른 안보공백 논란도 문제다. 다음달 15일은 북한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10주년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는 전반기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도 실시될 예정이다.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있는 북한이 훈련기간을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평소보다 더 면밀한 대비태세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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