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시 혈압 급상승…혈전도 생성돼 위험
외출 자제하고 실내 머물러야…부득이 외출시 마스크 착용
엊그제 3월이 시작된 것 같은데 벌써 끝이 다가오고 있다. 춘분이 지나고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이렇듯 날씨가 따뜻해지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는 코와 입을 통해 혈관 내에 흡수돼 고혈압과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10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PM 10)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국내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5년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총 1만1924명이었다. 이들의 사망원인으로는 심·뇌혈관 질환이 58%로 가장 많았다. 급성 하기도 호흡기 감염·만성 폐쇄성 폐질환(각 18%), 폐암(6%)이 뒤따랐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나 자동차 배출가스 등으로 발생되며,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호흡기뿐 아니라 심·뇌혈관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초미세먼지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활성화시켜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인다.
또한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흡수돼 독성물질이 모세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흘러가게 되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고 혈액 내 응고 물질이 늘어나 생긴 혈전(피떡)이 혈관을 막게 돼 심근경색, 뇌졸중을 일으키게 된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 질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 또는 ‘매우 나쁨’ 상태일 뿐 아니라 ‘보통’에서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김수형 대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심혈관계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급격히 혈압이 상승해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야 하지만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김 과장은 “평소 기저질환 등 호흡기 문제로 호흡곤란이나 두통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보다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착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외출 전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미세먼지가 나쁠 땐 가급적 실내에 있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에 일단 노출되면 제거하거나 몸 밖으로 배출하기 쉽지 않아서다.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은 물론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특히 고령층,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 질환자, 알레르기 질환자, 임산부, 어린이 등 미세먼지 민감군은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나 ▲눈이나 피부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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