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대통령실장(현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전날 만찬 회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가 없었던 데 대해 “이 문제 때문에 모처럼 협조적 분위기에서 마련된 회동의 취지가 손상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어서, 이 문제는 조금 실무선에서 논의해서 결론내는 걸로 정리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바라봤다.
임 전 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때 같이 했다면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현실은 지금까지 그냥 왔다. 그렇다면 쟁점이 된 것을 현장에서 바로 결말을 내는 게 큰 방향에서는 가능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실장은 다만 “이 문제는 현직 대통령의 정말 고도의 정치행위”라며 ‘사면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시간차를 둔다는 해석인가’ 질문에 “그것조차 민감하고, 워낙 청와대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기 때문에 ‘사면을 한다면’ 까지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애당초 인수위 쪽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게 월권인가’ 질문에 “제가 실장이었다면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문 대통령께서 그 문제를 처리하고 임기를 마무리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만찬이 양측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끝까지 이어진 데 대해서는 “현 대통령께서 당선인에게 꼭 참고하도록 할 게 있는데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은 사안들이 있다”며 “사람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고 사안에 대한 판단 문제일 수도 있고, 사실 배석자 없이 두 분이 하실 말씀이 꼭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는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이 면밀히 따져보면 간단치 않을 걸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현직 담당자들하고 점검해보고 '정말 충분히 협의가 됐구나' 하면 예산 지원을 차질 없이 해주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은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으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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