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인철(65) 전 한국외대 총장이 총장 재직 시절 재학생들과 상당한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학생들에게 한 고압적인 발언을 모은 ‘김인철 어록’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13일 오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지명했다. 김 전 총장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그가 김 전 총장이 한국외대에서 총장으로 재직 중 학생들과 빚었던 여러 마찰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지난 2020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된 글에는 김 전 총장이 2018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재학생들과 가진 면담 자리에서 한 발언을 묶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김인철 어록’이 등장한다. 면담에 참석한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록에는 고압적인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어록 작성자는 김 총장이 “저 학생이 대단하네? 총장이 말하고 있잖아요”라거나 “가만있어” 등 학생 대표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하기에 부적절한 위계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학교의 주인은 저(총장)입니다”, “제가 학교의 대표”, “지난 일은 관례였으니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저는 쉽지 않은 남자입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어록 작성자는 “학생에게 반말은 기본에 총학생회 비대위를 무시하는 발언까지 정말 도를 넘는 발언이 많았다”며 “학생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학생들을 자신의 아랫사람 부리듯 대했다는 것이 학생들을 분노케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총장 시절 학생들을 낮잡아보는 시각이 담긴 어록이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어록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교육 정책과 학교 현장을 책임지게 될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다소 부적절한 인식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교육계의 학생 인격 존중 기조가 퇴보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김 전 총장은 1988년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기획조정처장, 대외부총장, 사이버한국외대 총장 등을 거쳤다.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제10·11대 한국외대 총장을 역임했다. 재임 중이던 2020년 그는 학교 법인카드로 골프장 이용료나 식비 등을 충당했다는 ‘회계부정’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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