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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탄 부대 돌격 앞으로!… 어릴적 추억을 쏘다 [밀착취재]

입력 : 2022-04-24 10:00:00 수정 : 2022-04-24 10: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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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소프트 게임’ 동호회 인기몰이
시가 모의 전투 게임장에서 한 동호인들이 상대방을 맞추기 위해 종횡무진하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의 특수부대 출신 예비역들의 밀리터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각 부대원들이 총을 쏘며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 이런 체험을 직접 하기 위해 실제 소총과 비슷한 에어소프트 건을 쏘는 게임을 즐기는 동호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을 만나기 위해 경기 남양주시 화도CQB필드를 찾아가 봤다.

경기 남양주시 화도CQB필드에서 에어소프트 게임 동호인들이 팀을 나눠 게임을 하고 있다. 동호인들은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점심식사도 거른 채 게임을 즐겼다. 모든 인원이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탄속 규정을 준수하는 등 게임의 룰과 매너를 지키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 게임에서 배제한다.
이날 모인 10명의 에어소프트 게임 동호인들이 게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게임을 준비하며 대화를 나누던 화기애애한 모습과 달리 게임장에 들어선 동호인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평일이지만 모의 전투 게임장에서 ‘에어소프트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동호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에어소프트 건이란 공기의 압력을 이용해 연질의 탄환(비비탄)을 발사하는 총을 말한다. 이 장비를 사용한 스포츠가 에어소프트 게임이다.

에어소프트 게임 시작 전 게임에 참여하는 한 동호인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동호인들이 에어소프트 게임장에 들어서며 탄속을 측정하고 있다.
에어소프트 게임에 참가한 동호인들이 시작에 앞서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게임 시작에 앞서 각종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전투복을 입은 동호인들이 에어소프트 건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군인, 교수, 모델, 파일럿, 가수, 사업가 등 모인 사람들의 직업이 다양하다. 오늘 모인 10명의 동호인 중 처음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지만, 4∼5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전투복을 입으니 그 모습이 특수부대원 못지않다. 특별한 복장 규정은 없지만 이런 복장을 하는 이유는 자기만족과 멋을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부상 방지 차원이다. 동호인들은 필드 특성에 맞는 장비와 규칙을 정하고 게임장에 들어서며 탄속을 측정했다. 규정 탄속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두 팀으로 나눠 본격적인 경기를 진행했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필드를 종횡무진하며 상대를 맞추는 데 온 정신을 집중했다. 한쪽 팀이 모두 ‘전사’하면 게임은 끝난다. 한 게임은 10분이 채 소요되지 않을 만큼 빠르게 전개됐다.

이날 모인 10명의 에어소프트 게임 동호인들이 복장을 착용하고 각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어소프트 게임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필드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게임을 즐기고 있다.

현직 군인인 김병진(34)씨는 “어릴 때 장난감 총을 가지고 노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취미 생활을 가져보려고 찾아보다 카페를 통해 에어소프트 건을 알게 돼 2017년 입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한 대학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철(48)씨는 “대학에서 공부만 했는데, 활동적이고 나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에어소프트 게임을 취미로 갖게 됐습니다. 게임을 하니까 운동도 되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습니다. 취미생활을 더 잘하기 위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러닝과 복싱도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게임에 참가한 한 동호인이 에어소프트 건으로 상대방을 겨누고 있다.

지난달 전북 익산에서 반응이 재미있다며 지나가는 행인들의 팔과 다리에 비비탄총을 쏜 30대 남성이 검거됐다. 이 사건에 대해 동호인들은 “한 사람 때문에 대다수의 인식이 안 좋아진다”며 “에어소프트 건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건전한 취미가 되기도 하지만 범죄가 될 수도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은폐물에 숨은 에어소프트 게임 동호인들이 상대방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다.
에어소프트 건을 견착한 동호인의 모습이 진지해 보인다.
동호인들이 시가 모의 전투 게임장에서 에어소프트 게임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 에어소프트 건 탄속 규정은 0.2J(줄·운동에너지 단위)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에어소프트 건 업계 관계자나 이용자들은 “입으로 비비탄을 불어서 내뱉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해왔다. 지난해 5월부터 관련 안전기준 개정에 따라 서바이벌 게임장 내에서 에어소프트 건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발사에너지 0.2J 이상을 허용하고 있다.

한 동호인이 에어소프트 건을 점검하고 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안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실전 교전 훈련용 총기로 에어소프트 건 만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레저스포츠로서 에어소프트 건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건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남정탁 기자 jungtak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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