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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병역 특례’ 총대 멘 황희 장관… “20대 청년들 양해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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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04 11:48:33 수정 : 2022-05-04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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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위선양에도 활동 중단… 전 인류의 문화적 손실”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 제도 신설 촉구도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문제와 관련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문재인정부 마지막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퇴임이 코앞인 황희 장관이 군입대를 앞둔 BTS 일부 멤버에게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BTS처럼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며 엄청난 국위 선양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하는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하면서다. 

 

황희 장관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인의 활약이 눈부시다”며 “대중문화예술인이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해 오늘날 우리나라가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로 우뚝 서는 데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문화예술인의 국위선양 업적이 뚜렷하고 기량이 절정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 이행으로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문화 자원을 지킬 수 없는 분단국의 현실을 알린다는 점에서 국가적 손실이자, 세계적 예술인의 활동 중단이라는 점에서 전 인류의 문화적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요원 편입제도를 신설해야 할 시점이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우수한 기량을 바탕으로 국위를 선양해온 인재에게 자기 특기를 살려 국가에 더 크게 기여할 기회를 주는 제도로 뜻깊게 운영되어왔고, 대중문화예술 분야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특히 케이팝은 세계적 흥행을 이어가며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고, 그중 방탄소년단(BTS)은 콘서트 1회당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효과를 일으키고, 해외 유수 음악상을 석권하는 등 세계를 울리는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방탄소년단 일부 멤버의 군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문체부 장관으로 해외 주요국을 다니며, 우리 문화의 힘을 드높이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문체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콘서트 1회당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최대 1조 2207억원 △소비창출액 최대 7422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최대 5706억원 △고용유발효과 최대 1만815명 등이다.

 

황 장관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에 관한 ‘병역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공정 이슈에 민감해 병역 특혜에 부정적인 청년들을 의식한 듯, “며칠 후면 장관직을 퇴임하고 정치인으로 돌아가야 할 저로선 상당한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다”며 “퇴임을 앞둔 제가 지금 이야기하지 않고 다음 정권에 이 사안을 넘긴다는 것은 비겁하다고 판단했다. (BTS 등 병역 혜택이)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반대여론이 무서워 회피하고 싶지 않았다”고 청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2021년 11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에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첫 대면 콘서트 게이트 앞에서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BTS병역 특례와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자료에서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병역특례가 축소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특례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하 황희 문체부 장관 발표문

 

안녕하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황희입니다. 최근 들어 한류로 인해 대한민국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습니다. 모두가 실감하는 일입니다. K-팝과 K-드라마, 영화를 시작으로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미디어아트 등 콘텐츠는 물론이고 한글, 문학작품, 한복, K-뷰티, K-Food 등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이 세계인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어느 대학 한글학교에는 45명 모집에 1500명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조합과 디지털 역량의 융복합은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장관을 하면서 만난 해외 각국 장관 등 지도자들 모두가 한류의 대단함을 이야기하고, 코로나 이후에는 세계인 10명중 6~7명이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우리 제품의 한류 마케팅은 이미 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류가 더 넓고 깊게 세계를 향해 뻗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모름지기 대한민국이 문화 콘텐츠 강국임은 세계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물리적 하드파워를 사용하지 않고 문화라는 소프트파워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세계사적으로 유일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 시작점에 BTS가 있고, 오징어게임이 있고, 기생충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문화예술인, 체육인, 학위 소지자 등 전문가 등에게 병역 특례의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전체 병역 특례 규모는 2019년 기준 최근 10년간 약 13만 4천명(13만 3869명)으로 이 중 예술·체육요원은 484명이었습니다. 우수한 기량을 가지고 국위를 선양해온 인재에게 활동 중단 없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국가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의 쉼 없는 활동이 국익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대중문화예술인은 국위선양 업적이 너무나 뚜렷함에도 병역 의무 이행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분명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과거와는 현격히 달라진 환경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러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불공정할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특히 K팝은 세계적 흥행을 이어가며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방탄소년단은, 국민 여러분 모두가 직접 보고 계신 것처럼 콘서트 1회당 1조 2천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를 낳고, 해외 유수의 음악상을 석권하는 등 세계를 울리는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최근 방탄소년단 일부 멤버의 군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장관 취임 이후 해외 주요국 출장을 다니며, 우리 문화의 힘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첫째, 한류로 인해 한류 콘텐츠 그 자체는 물론이고, 한류 마케팅을 통한 엄청난 경제 유발 효과와 국가이미지 개선, 국가브랜드 제고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더욱 튼튼히 다지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있는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국내 유명 한류스타들의 입대는 대한민국이 여전히 위험한 분쟁 국가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가이미지에 커다란 손실입니다.

 

셋째, 병역특례자들의 사회적 기여를 견인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는 군대를 가고 안가고 하는 문제는 전국민 징병제 국가인 우리의 사회적 환경에 비추어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청년 세대들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공정의 아젠다일 것입니다. 군 입대는 국민의 기본 의무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더 큰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더 큰 국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이는 우리 사회가 충분히 고민해볼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청년들에게 호소드립니다. 공정 이슈에 민감한 요즘, 이제 며칠 후면 장관직을 퇴임하고 정치인으로 돌아가야 할 저에게는 상당한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3개월 동안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지금이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에 좀 더 문화강국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퇴임을 앞둔 제가 지금 이야기하지 않고 다음 정권에 이 사안을 넘긴다는 것은 비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반대여론이 무서워 회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성실히 병역의무를 마쳤거나, 현재 수행하고 있고, 또 앞으로 수행해야 할 대한민국 모든 분들에게 간절하고 절박하게 호소드립니다.

 

완전한 문화강국으로 자리 잡기 위한 시간을 더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문화강국 대한민국은 여러분이 살아갈 세상입니다. 국익을 위해 선택한 여러분의 이해와 양해는 결국 여러분이 사회생활하는 과정에서 다시 여러분에게로 그 성과가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음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국회에도 요청드립니다. 현재 국회에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에 관한 병역법 개정안이 상임위 소위에 계류중입니다. 국회의 조속한 합의를 통해 개정안을 통과시켜 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편입기준을 만들기 위해 국방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긴밀히 협의하겠습니다.국회에서 여론을 더 적극적으로 청취, 수렴하시어 국회에서 시급하게 논의를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중문화예술인, 특히 방탄소년단 일곱 분의 멤버와 소속사에게도 제안 드립니다. 국민과 20대 청년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에 적극 동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노력과 성과가 국익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울러, 방탄소년단 멤버 분들이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의지의 진정성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그 노력과 성과만큼 여러분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더 크게 돌아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중문화예술인은 국민 대중의 사랑으로 성장합니다. 병역특례를 통해 받는 여러분의 혜택이 국민이 납득하는 수준의 무게로 사회에 환원할 때만이 여러분의 진정성은 더 큰 국민들의 사랑으로 되돌려 받을 것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문화가 세계로 더욱 힘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국민의 관점에서 더욱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의 미래세대가 문화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든든한 버팀목 위에 더 큰 비전과 성과를 이루고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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