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녹색 미래 지수’(the Green Future Index)에서 한국이 세계 10위, 아시아 1위로 평가됐다. 녹색 미래 지수는 5개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녹색 사회 지수’는 한국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4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76개 국가를 상대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 저탄소 미래로 향하고 있는지 평가한 결과 아이슬란드가 1위를 차지했다. 2위 덴마크, 3위 네덜란드를 비롯해 1∼9위는 모두 유럽 국가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9위 스웨덴에 이어 세계 10위로 평가됐다. 일본은 19위, 중국은 26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데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컸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세계 최고의 재활용 경제로 평가받는 한국은 2022년 6월 모든 일회용 커피컵에 보증금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일회용컵 보증금을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의 동인이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부터 매장 내 일회용품, 플라스틱컵 사용 제한을 한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작한다. 테이크아웃을 할 때 일회용컵을 쓸 경우 소비자가 300원의 보증금을 내고, 음료를 다 마신 뒤 다시 매장에 컵을 반납하면 300원을 되돌려받는 제도다. 구매한 곳과 관계없이 보증금제 시행 대상(매장 100개 이상 브랜드 매장) 매장이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3일 110대 국정과제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등 일회용품 사용감량 지속 확대’를 약속했다. 다만, 인수위에서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유예를 요구하고, 새 정부 출범 후 대형 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테이프와 노끈을 다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는 등 일회용품 억제 대책이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한국은 아시아의 최대 카페 시장으로서, 테이크아웃의 증가와 팬데믹 기간 배달 음식으로 인한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녹색 미래 지수 가운데 ‘사회 지수’를 지난해 3위에서 올해 1위로 상향 조정했다.
‘클린 혁신’과 ‘에너지 전환’도 8위에 올랐고, ‘기후 정책’은 23위에 올랐다. 반면, ‘탄소 배출’은 42위에 머물러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보다 순위가 낮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