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좋은 사회는 세 가지 삶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지식과 생산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여유가 있고 ‘즐기는 삶’이며, 마지막은 ‘관조적 삶’이다. 이런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행복이다. 이런 세 가지 삶의 형태를 보면 행복을 위해 인간이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 수가 있다.
생리학자 매리언 울프는 이를 독서에도 바로 적용했다. 좋은 독자라면 독서를 통해 이런 세 가지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좋은 독자라면 독서를 통해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얻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지식과 생산의 삶’이다. 다음으로 좋은 독자는 독서를 통해 ‘즐기는 삶’을 얻어야 한다. 시를 읽으며 언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소설을 읽으며 인간 상상력의 무한함을 즐겨야 한다. 마지막 남은 것은 ‘관조적 삶’이다. 좋은 독자라면 독서를 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관조적 삶’은 독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이것이 없다면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좋은 삶은 모두 의미가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책을 읽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어 이런 독서의 삶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독서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로 국민 절반가량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다. 이는 2019년보다 각각 8.2%포인트, 권수로 따져 개인당 3권이 줄어든 수치이다. 독서를 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사람들은 ‘다른 매체나 콘텐츠 이용’을 꼽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이 가장 큰 독서 장애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영국의 학자 존 던은 지금 현재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지식과 생산의 삶’과 ‘즐기는 삶’은 잘 영위하고 있지만 마지막 ‘관조적 삶’은 매일 뒷걸음치고 있다고 말한다. 인터넷 문화와 영상 문화는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뒤를 되돌아볼 여유를 우리에게 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우리 문화를 지배하게 된다면 문자 매체가 지녔던 비판적·창의적 사고, 깊이 있는 사유와 반성의 능력을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한마음으로 책 읽는 문화를 회복시키고 ‘관조적 삶’을 되살릴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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